인텔, 3D 반도체 개발… 삼성 대신 애플에 납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6일 03시 00분


평면서 입체로 집적도 높여… 외신 “50년만의 획기적 진보”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기존 반도체 판도를 뒤엎을 만한 신제품을 개발해 연내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로 평면이 아닌 3차원(3D) 트랜지스터 설계 방식인 ‘트라이게이트(tri-gate)’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아이비 브리지’를 선보였다. 아이비 브리지는 회로 폭이 2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들은 이에 대해 1959년 반도체 탄생 이후 50여 년 만에 반도체 역사를 다시 쓸 만한 획기적 진보라고 평가했다. 또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고 질타를 받던 인텔이 건재함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영국의 ARM, 한국의 삼성전자 등 다른 반도체 선두주자들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인텔의 아이비 브리지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증시에서 ARM의 주가는 7% 하락했다.

인텔의 신제품이 혁신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반도체의 집적도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1층 건물을 수평으로 연결해 반도체를 만들었다면 인텔의 3D 방식은 건물을 고층으로 쌓는 것에 비유된다. 더 작은 크기에 전력 소비량을 줄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3차원 방식을 적용한 D램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도 개발했다. 그러나 이는 메모리반도체에 국한된 것이며, 아직까지 양산 시점이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애플과 삼성이 특허 소송으로 사이가 벌어진 틈을 타 인텔이 삼성 대신 애플의 칩 생산을 맡으려 한다는 최근 미국 월가의 관측과 이번 인텔의 발표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애플의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를 삼성이 아닌 인텔이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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