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선 아나운서의 투신 자살 소식을 적나라하게 전하는 언론을 향해 박경철 씨가 일침을 가했고, 이에 한 기자와 트위터 상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박경철 씨가 사과를 하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우선 지난 23일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또 한명의 목숨이 들개들에게 희생이 되었네요. 제목이 ‘조사를 마친 시신’이라니요? 시신이 엠블란스에 옮겨지는 장면, 그곳을 향해 사방에서 터지는 플래시. 사람의 마음으로는 도저히 자행할 수 없는 일들이죠. 이건 금수의 마음입니다”고 언론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 메시지는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알티(트위터상에서 전파하는 것)를 받았다.
그러나 한 기자는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촌닥터님, 아까 쓰신 카메라 기자들의 직업정신과 일과를 사자를 보는 일반적인 안타까운 감정으로 매도하셨던데요. 그럼 518민주혁명도 찍은 기자들은 다 쓰레긴가요? 사과바랍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시골의사는 “죄송하지만 사과할 수 없네요. 님은 정말 5ㆍ18 역사의 현장을 남기는 것과 투신자의 시신 이송장면 사진을 속보로 올리는 것이 진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응수했다.
이에 기자는 “희극인은 가족 상喪이 있어도 웃겨야 하듯이 기자들은 마음이 아프나 좋은 소식이나 알려야 할 천직 의무가 아닙니까? 개인사를 언급한 것은 잘못이라 치더라도 의사는 시체를 부검해도 되고, 기자는 찍으면 안돼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시골의사는 “예 그냥 제 생각이 짧았다 생각하겠습니다. 어찌 제가 판단하는 사안이 무조건 옳을 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님이 옳습니다. 님의 기자정신 가치관 존중하겠습니다”며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박 선생님께서 감성에 젖어 말씀하실 수 있는 부분이고 저라도 일반시민은 그렇게 느낄 것입니다만 얄궂게 들개처럼 뭐 주워먹으려고 달려든 것은 아니잖습니까? 타인의 직업을 존중해 달라는 말입니다.(중략) 훌륭한 박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비판적지지가 이럴 때 쓰이겠죠. 용기있게 사과해서 감사하고 경합니다”고 남겼다.
두 사람의 설전은 이렇게 마무리 됐지만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네티즌들은 ‘설전’보다는 ‘기자 정신’이라는 직업 정신에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박경철 씨는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제대로 지적했다. 5ㆍ18 민주화 운동과 한 방송인의 투신 소식을 어떻게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지 어이없다”면서 “기자들이 말하는 알권리로 모든 것을 포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사를 마친 시신이라는 문구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표현도 언론의 실수라면 실수다.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다른 곳에서 용납될 수 있는 실수도 언론이 하면 큰 파장을 일으키는 만큼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울러 “직업 윤리가 가장 실종된 직종이 기자들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서슴없이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故 송지선 아나운서 영안실 앞 취재진 모습.특히 고인의 영안실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의 보도 행태는 다시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영안실 앞에서 연예인들이 울면서 지날 때마다 터지는 플래시 세례를 보면서 내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면서 “그 자리에서 기자들이 얘기하는 알권리는 뭐냐. 누가 고인의 병실에 왔는지 안왔는지 체크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영안실 앞에서 알권리를 운운하는 행태가 직업 정신이고 기자 정신이라면 지금이라도 정신차려야 한다. 그런 장면 전하지 않아도 욕할 사람 아무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사실을 전달하는 데 힘쓰는 기자들도 많은 만큼 안 좋은 예를 확대 해석해 몰아가지는 말자”는 설득도 더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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