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재추진할 수 있다는 의중을 비치자 이번에는 대한약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9일 약사회 홈페이지 내부게시판에는 회원들의 거친 발언이 올라왔다.
A 회원은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는 약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대한약사회도 절대불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MB 정권 타도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B 회원은 “약사회가 복지부를 구워삶으면 된다는 신념으로 그동안 헛일만 한 셈이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알아서 기는 복지부를 붙잡고 애걸할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약사회 회원은 이 대통령이 4년 전 전국약사대회에서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를 반대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집중 포화를 쏟아 붓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구 대한약사회장은 복지부와의 협상 과정을 공개하며 약사의 이익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약사회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전국 약국이 주 1회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당번약국 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주요 정책을 저지하고 약사의 이익을 지켜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그간의 노력으로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 판매하라는 주장이 심야 및 휴일 시간대에 불편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복지부와의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기획재정부의 서비스 선진화 방안과 복지부의 의약품 판매 장소 확대 방안을 모두 좌절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특수 장소 확대 범위에 대해 견해차가 있고 약사회 전제조건 수용에 문제가 있어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한 뒤 “재정부가 집요하게 추진해 왔던 일반인 약국 개설 허용안도 약사회의 기준안인 합명(合名)회사 형태인 약사만의 약국법인으로 발표됐다”고 말했다.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에 대한 약사회의 공식 입장은 “공공기관을 특수 장소로 지정해 약사의 관리하에 가정상비약을 구비해 휴일과 심야시간에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는 ‘경찰서 소방서 같은 공공기관에서 일반의약품 판매를 추진하겠다’고 했던 진 장관의 올 2월 발언과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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