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낮 기온이 30도를 넘기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은 휴가 계획을 세우면서 설레는 철이기도 하지만 질병에 주의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선 신경이 많이 쓰이는 계절이다.
○ 여름 단골병, 식중독 냉방병 장염
더위가 시작되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일본뇌염, 수족구병 등 각종 전염병이 기승을 부린다. 로타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가성 콜레라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식중독도 조심해야 할 질병이다. 전염병은 대개 위생상태가 나쁠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특히 주위 환경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에어컨 때문에 자주 걸리는 병이 냉방병. 에어컨 온도를 외부와 크게 차이 나게 설정하면 몸이 적응하지 못해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실외 온도에 비해 에어컨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아야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몸의 리듬이 깨지면 면역력도 떨어져 각종 병을 이기기 힘들어진다.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지키면 면역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야외활동 및 야영이 많아지는 시기이고 집안에 들어오는 벌레도 많아진다. 모기나 개미에 물리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벌에 쏘이면 때로 생명에 위협이 된다. 벌에 쏘인 뒤 전신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거나 배가 아프고 입술이나 눈꺼풀이 부어오르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아기들은 땀띠도 조심해야 한다. 아기들은 땀샘 발달이 미숙해서 땀이 나오는 출구가 잘 막히기 때문에 땀띠가 자주 돋는다. 땀띠는 가렵다고 긁으면 세균에 감염돼 고름이 나는 피부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 만큼 자극을 피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도록 한다.
땀띠 예방을 위해선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더운 날에는 옷을 가볍게 입히도록 한다. 비누를 많이 사용하면 피부의 저항력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목욕시킬 때 가급적 비누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파우더는 땀띠를 예방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땀띠 질병 자체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가급적 바르지 않도록 한다. ○ 아이들 모기 대책법
올여름은 모기가 비상이다. 올 초 가축 수백만 마리가 구제역 때문에 도살처분되면서 사람들이 모기에 물릴 확률이 최대 2배 이상 높아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땀을 많이 흘려 모기에 잘 물린다.
모기 예방법 중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뿌리는 모기약은 속효성 살충제이므로 당장 달려드는 모기에게는 효과가 있지만 자기 전에 뿌려두는 것은 소용이 없다. 또 모기향과 모기매트는 밀폐된 공간에서만 효과가 있다. 환기를 시키면 효과가 뚝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모기에 물린 뒤에는 긁지 않도록 한다. 가려움증을 없애려면 물린 부위를 찬물에 깨끗이 씻고 물파스 등을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파스에는 가려움증을 완화시켜 주는 항히스타민제와 염증을 줄이는 소염제가 첨가되어 있다. 하지만 바르는 물파스 제품들은 경련의 위험성 때문에 만 30개월 이상 소아에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 이하의 연령이라면 물린 자리에 얼음찜질을 해준다. 시중에 시판되는 모기물린 데 바르는 스틱형 연고를 발라도 된다.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발라주는 어른이 있다. 알칼리성인 타액이 산성인 모기침에서 분비되는 액을 중화시켜 가렵지 않게 만든다는 것인데 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타액은 순간적인 가려움만 없앨 뿐이며 오히려 침 속에 있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이 상처를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영양 섭취와 청결한 위생이 예방의 첫걸음
여름철 질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은 적절한 영양 섭취와 청결한 위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최창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체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고, 비타민과 단백질을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백질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소와 신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비타민은 피로해소에 도움을 준다.
어린이들에게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질병을 일으키는 균의 주요한 전염 경로가 오염된 손이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는 대기 중에 떠다니므로 외출이 잦은 여름에는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만들어 저항력을 키워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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