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네이처誌게재…유룡 교수, 화학계서 촉매로 쓰는 제올라이트 벌집모양 제조
김빛내리 교수, 마이크로RNA 생성효소 원리 세계 첫 규명
‘국가대표 과학자’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는 14일과 15일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각각 논문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유 교수는 2007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2006년부터 선정된 국가과학자는 지금까지 모두 8명이다.
유 교수는 ‘제올라이트(zeolite)’ 분야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석학. 제올라이트는 지름이 1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도 안 되는 아주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려 있는 돌이다. 제올라이트를 가열하면 구멍에 들어있던 물이 수증기가 되면서 끓어올라 일명 ‘끓는(zeo) 돌(lite)’로 불린다. 그간 화학계에서는 이 성질을 이용해 제올라이트를 촉매로 사용해왔다. 빨래의 때를 빼는 합성세제에도 제올라이트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제올라이트에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제올라이트 구멍보다 지름이 큰 분자들은 구멍으로 드나들기 힘들어 반응 속도가 느렸다. 이 때문에 촉매로서 제올라이트의 효율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학자들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매달렸다.
유 교수는 ‘벌집’으로 20년 숙원을 해결했다. 0.55nm의 작은 구멍과 지름 3.5nm의 큰 구멍이 벌집 모양으로 규칙적으로 배열된 제올라이트를 만든 것이다. 유 교수가 만든 벌집 모양의 제올라이트는 육각형 큰 구멍 주변을 작은 구멍이 감싸고 있다.
방법은 이렇다. 제올라이트의 구멍을 만들 때 특수 설계한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계면활성제의 머리 부분이 제올라이트의 작은 구멍을 만들면서 동시에 골격을 형성하게 했다. 계면활성제의 꼬리 부분은 큰 구멍을 만들면서 벌집 모양으로 배치되게 했다. 유 교수는 “기존 제올라이트보다 촉매 효율이 워낙 높아 미국 엑손모빌 등 대형 석유화학업체와 이미 상용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마이크로RNA 생성 효소인 ‘다이서’의 정확한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혀내 국가과학자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김 교수는 “향후 RNA 간섭을 이용한 유전자 연구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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