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난 아들을 둔 김명숙 씨(가명·35세)는 심란하다. 아들에게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첫 징후는 변성이었다. 몇 주 전부터 아들의 목소리가 달라진 것이 변성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요즘 아이들의 발육이 빨라 2차 성징이 빨리 올 수도 있다지만, 마냥 아기처럼 보이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에게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적잖아 충격이었다. 주변에서는 2차 성징이 시작되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성조숙증은 실제 나이보다 발육이 빨라지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로는 성호르몬의 과잉으로 2차 성징이 본래 나타나야 할 시기보다 빠르게 나타나 키 성장이 조기에 멈추는 성조숙증 환자가 5년 사이 5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성호르몬과 성장 호르몬이 적당히 조화되어야 연골 성장판의 증식이 일어나 사춘기에 충분히 성장할 수가 있는데, 성호르몬만 과다하게 분비되면 연골 성장판이 파괴되고 퇴화가 발생하여 성장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성장판이 닫혀버리면 키가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는 30㎏, 남자아이는 45㎏ 정도가 되면 사춘기가 시작된다.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열량은 풍부한데 운동이 부족하면 체질량 지수가 높아지게 된다. 인체에 체지방이 지나치게 축적되면 성장 호르몬에 대한 내성이 생겨 성장호르몬이 아무리 분비되어도 키가 자라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성호르몬의 분비와 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사춘기가 일찍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초경이 시작되고 유방이 발달하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나거나 체중이 30㎏ 이상이 되면 검사를 통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남자아이는 겉으로 보이는 뚜렷한 2차 성징의 징후를 찾기가 쉽지 않다.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머리에 피지 분비가 늘어나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고, 변성기도 찾아온다. 또, 고환이 커지고 음모와 음경이 발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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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을 치료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쳐 성장판이 닫히면 치료를 하더라도 성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성조숙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식생활습관이므로,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제대로 된 식생활습관이다.
편강한의원의 이아라 원장은 “과거에는 영양이 부족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영양이 지나쳐 비만과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은 열량에 비해 영양은 부족하며, 포화지방산과 소금, 인공 감미료의 함량은 높은 반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이런 음식은 소아 비만과 성인병, 성조숙증과 저신장증을 유발한다. 탄산음료, 자극적인 음식, 단 음식 등도 줄여야 한다.
콩, 채소, 과일, 해조류 등은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두부, 두유, 콩나물 등 콩 가공식품의 식물성 단백질은 뇌하수체의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변비를 방지하고, 장의 찌꺼기를 흡수·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우유도 빼놓을 수 없다. 성장기 아이에게는 하루에 약 400㎖의 우유가 필요하다. 등푸른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므로, 닭고기나 돼지고기, 햄보다 생선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육류를 먹을 때는 지방보다 살코기를 선택해야 한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끼니를 거르면 폭식을 하게 되고 영양의 균형이 깨지기 쉬우며, 위장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면 성장을 촉진하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늘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비만 방지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
흔히 비만이 있는 아이들에게 성조숙증이 나타나기 쉽다고 알고 있지만 이 원장은 “아이가 비만이 아니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정상 체중이거나 저체중인 아이들의 비중이 전체 성조숙증 환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도움말: 편강한의원 이아라 원장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