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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김주곤 명지대 교수, 사막식물 유전자로 ‘슈퍼벼’ 개발
최우진 수원대 교수, 폐플라스틱속 이물질 자동 분리

김주곤 명지대 교수는 사막 식물에서 추출한 유전자로 일반 벼보다 생산량이 20% 이상 많은 슈퍼벼를 개발했다.
김주곤 명지대 교수는 사막 식물에서 추출한 유전자로 일반 벼보다 생산량이 20% 이상 많은 슈퍼벼를 개발했다.
온장고를 열자 둥근 샬레(배양접시) 수십 개가 보였다. 샬레에는 유전자변형(GMO) 벼가 자라고 있었다. 가뭄이나 냉해와 같은 환경에서도 잘 견딜 수 있는 ‘슈퍼 벼’다. 김주곤 명지대 생명과학정보학부 교수(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는 “이 벼에는 트레할로스 유전자가 있어 일반 벼와 달리 물이 없어도 잘 견뎌낸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악조건에서도 잘 견디는 식량 작물을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사막 식물이 갖고 있는 트레할로스 유전자를 벼에 이식하는 연구를 해 왔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가뭄에는 잘 견뎠지만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벼에 이식된 트레할로스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나와 성장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미국 코넬대의 레이 우 교수와 함께 독성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도와주는 유전자를 만들어 2002년 슈퍼 벼 개발에 성공했다. ‘트레할로스 벼’라고 불리는 슈퍼 벼는 가뭄이 들어도 일반 벼에 비해 생산량이 20% 이상 많으며 냉해에도 강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단은 2007년 인도의 종자업체인 마히코사(社)에 트레할로스 벼 기술을 이전했다. 우리나라 농업생명공학 분야에서 기술 이전에 성공한 첫 사례로 꼽힌다. 1차 이전료로 2억5000만 원을 받았으며 최근 2차로 2억5000만 원을 받았다. 김 교수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기술 이전은 대부분 1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마히코사가 5년 동안 자체 실험한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2차 기술 이전료가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3차 기술 이전료 2억5000만 원을 받게 되면 모두 7억5000만원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또한 종자가 시장에서 팔리게 되면 김 교수는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최우진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바람, 전기, 물을 이용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을 60%에서 95%로 끌어올렸다.
최우진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바람, 전기, 물을 이용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을 60%에서 95%로 끌어올렸다.
최우진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바람, 전기, 물을 이용해 자동으로 폐플라스틱을 분류,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폐플라스틱에는 비닐과 금속, 유리 등 다른 이물질도 포함돼 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폐플라스틱 무더기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을 일일이 손으로 골라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눈에 안 띄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 금속류 등은 재활용하지 못하고 매립하거나 태워버렸다. 최 교수는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을 60%에서 95%로 끌어올렸다. 우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골라낸 뒤 남은 폐플라스틱에 바람을 쏘면 비닐과 같이 가벼운 쓰레기는 멀리 날아가고 무거운 쓰레기만 남는다. 남은 쓰레기에 전류를 가하면 반발력으로 금속이 튕겨져 나간다. 금속과 비닐을 분리하고 난 쓰레기를 15mm 이하의 입자로 고르게 갈아 물에 넣고 회전시키면 무거운 입자는 가라앉고 가벼운 입자는 물 위에 뜬다. 최 교수는 “가라앉는 입자에는 독성이 있어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염화비닐(PVC)’이 들어 있다”며 “물에 뜨는 입자만 다시 재활용 처리장으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이 개발한 ‘종합 자동분리선별 시스템’은 2009년 과천 자원정화센터에 시범 적용됐다. 과천시는 이 기술로 한 해 버려지는 800t의 플라스틱 중 95%에 가까운 750t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있다. 사업단은 이 기술을 2009년 계약금 10억 원에 설비업체 서흥인테크에 이전했다.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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