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무서워요 땡벌, 땡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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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비 그치자 도심 ‘벌떼 주의보’… 공격성 강한 말벌 많아 위험벌집 건드리면 큰동작 말고 자세 낮춘채 가만히 있어야

세계적인 권투선수 무함마드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벌처럼 쏘는 알리의 ‘잽’만 무서운 것은 아니다. 여름철 도심 속 ‘벌 떼’ 습격도 도시인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8월 말부터 9월에 벌 떼 출현에 따른 시민들의 구조 신고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23일 ‘벌 떼 주의보’를 발령했다. 문성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은 “보통 여름 벌 떼는 6∼8월에 활동하는데 올해 이 기간에 집중호우가 계속돼 벌 떼 출현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며 “8월 말에서 9월 사이에 벌 떼가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도심에 나타나는 벌은 공격성이 강한 말벌이 주를 이룬다.

벌 떼로 인한 119 구조 활동은 2007년 2062건이던 구조 건수가 2009년 3199건, 지난해 5056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자치구별로 보면 은평구와 관악구 등 산과 공원이 많은 서울 외곽지역에 벌 떼가 많다. 시내 곳곳에 녹지가 조성되면서 작은 곤충 등 먹이가 풍부해졌고 벌이 고온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벌 떼가 나타나는 것으로 재난본부는 분석했다.

재난본부는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한 주의법과 쏘였을 때 응급대처법을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벌을 피하려면 진한 향수나 향이 강한 화장품은 쓰지 않아야 한다. 꽃무늬나 화려한
옷은 벌이 꽃으로 착각할 수 있어 야외로 나갈 때는 가급적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손이나 신문지를 휘두르거나 큰 동작으로 도망가면 안 된다. 몸을 최대한 낮추고 벌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벌에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거나 얕게 박혀 있을 때는 카드같이 납작한 도구로 긁어서 빼내야 한다. 벌침이 깊숙이 박혀 있을 때는 억지로 눌러 빼지 말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쏘인 부위가 아프거나 가려울 때는 얼음물로 찜질하면 된다. 말벌은 독성이 강해 물린 후 몸에 알레르기가 생기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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