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자꾸 조는 아이, 가을에 웬 춘곤증?

아이가 여름 동안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고, 입맛도 없고, 외출만 다녀오면 지쳐서 축 처지고, 찬 것만 찾고, 그나마 먹은 음식은 설사로 내 보내고, 성장에 중요하다는 밤잠도 설치고, 여름 감기나 냉방병을 달고 살았다면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특히 개학 후 유난히 맥을 못 추는 것 같고, 공부하는 중에도 멍하니 처져 있다면 근본 원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는데도 여전히 기력이 없고 학교생활을 따라가기 버거워한다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가을, 새학기 증후군에 시달리는 아이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여, 잃었던 입맛도 살아나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며 성장발육이 잘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하지만 기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아이는 이런 계절 변화의 리듬을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더구나 환절기와 새 학기가 맞물리는 시점이라 일교차, 차고 건조한 바람, 달라진 일상, 학습 스트레스 등으로 감기, 천식, 비염, 아토피피부염, 장염 등의 잔병치레를 하며 새학기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다. 식욕부진 탓에 성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이누리 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은 “가을 학기가 시작될 무렵, 남들보다 몇 배 더 지치는 아이들이 있다. 원체 타고난 기력이 허하거나, 속열이 지나치게 많거나, 비위(脾胃)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여름 동안 원기를 쌓지 못한 경우이다. 지난여름 기와 혈의 소모가 많았던 만큼 충분한 보충을 해주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보약으로 기혈 보충하고 면역력 다져라
한방에서는 봄철에 기운이 허해지는 것을 넓은 의미의 춘곤증(春困症)으로 본다. 춘곤증이 생기면 아이들이 밥맛을 잃고, 안 자던 낮잠을 자거나 부쩍 피곤해하고, 식은땀이나 코피를 흘리는 일이 생긴다. 또한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거나 멍해지기도 하는데 이 역시 몸이 허약해져 나타나는 증세이다. 계절적으로는 가을이지만 여름을 힘겹게 보내온 아이가 춘곤증과 같은 증세를 보인다면 더 늦기 전 기혈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다져두어야 한다. 그래야 가을과 겨울, 잦은 감기 등으로부터 아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아이누리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은 “당장 아이가 병을 앓고 있지 않아도 환절기, 새 학기에 대비해 면역력을 다져두어야 한다. 이 때 가을 보약은 아이 몸에 쌓인 과도한 열기를 식히고 오장육부의 기운이 안정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 면역력과 기초 체력을 높여 새로운 출발에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보약과 더불어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먹이고 칼로리만 높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과자, 음료수 등은 줄여야 한다. 또 학기 초부터 과도한 학습에 노출되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해져 아이는 겨울을 대비한 면역력을 쌓기 어려울 수 있다. 우선은 아이 건강을 먼저 살피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유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환절기, 호흡기 건강 각별히 주의해야
유독 허약한 체질이 아니더라도 무더운 여름은 아이들의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계절이다. 그러다보니 면역 기능 또한 약해져 환절기 기온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감기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아이누리 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은 “한방에서는 가을을 폐왕간쇠(肺旺肝衰)한 계절이라 하여, 폐는 왕성하고 간이 쇠약해지는 때라고 말한다.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하루가 다르게 바람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폐 기능이 왕성해야 병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평소 환절기만 되면 감기부터 걸리는 아이, 겨울에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라면 아이가 가을을 시작하는 시점, 잦은 감기에 대비해 미리 기력을 보충하고 폐 기운을 북돋울 필요가 있다. 또한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에 시달리지 않도록 근본 면역력을 키워주는 동시에 불안정해지기 쉬운 면역 기능을 안정화시키도록 한다. 이 때는 섭생(攝生)과 더불어 소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아이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한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안산점 이주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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