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 탐사에 성공한 이후 과학은 비약적 발전을 했지만 인류는 다시 달에 가지 못했다. 1973년 미국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은 비밀리에 아폴로 18호를 발사했다. 그리고 2011년 약 40년간 비밀에 싸여온 1급 기밀문서가 유출됐다.’
이달 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아폴로 18’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폴로 18호가 극비리에 발사돼 달 착륙에 성공했다는 가정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실제로 NASA는 아폴로 18, 19, 20호를 발사할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1970년 1월 아폴로 20호 발사 계획이 취소됐다. 게다가 그해 4월 아폴로 13호가 발사 이틀 만에 산소탱크에 문제가 발생해 달에 가보지도 못하고 지구로 돌아오자 9월에는 아폴로 15호와 19호 발사 계획이 연이어 취소됐다. 그러면서 남아 있던 아폴로 16, 17, 18호 발사가 사실상 아폴로 15, 16, 17호 발사로 바뀌었다. NASA는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더는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지 않았다.
‘아폴로 18’ 개봉 이후 미국에서는 또 한번 ‘달 음모론(Moon Hoax)’이 고개를 들었다. NASA는 “‘아폴로 18’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라며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영화 개봉 나흘 뒤인 6일에는 음모론에 과학적인 증거를 내세우며 맞섰다. 달궤도정찰선(LRO)이 달 상공 20∼24km에 접근해 8월 촬영한 새로운 달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이 사진에는 아폴로 17호 탐사 당시 생긴 우주인의 발자국과 두 줄로 된 월면차(月面車)의 바큇자국이 선명하다.
하지만 음모론자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1969∼72년 여섯 번의 달 착륙에서 12명의 우주인이 찍어온 3만3000여 장의 사진 가운데 일부는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NASA는 이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을 내놨다.
[1] 뜨거운 달 표면… 고온 견디는 필름 보호장치 장착
달에는 대기가 없어 햇빛이 그대로 달 표면에 닿는다. 그래서 137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필름이 녹아 없어질 수 있는 고온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는 점도 의심의 대상이다. NASA는 필름에 고온을 견딜 특별한 보호장치를 했고 무엇보다 아폴로 우주선이 동틀 무렵이나 해가 질 무렵에 달에 도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2] 큰 월면차… 트랜스포머처럼 펼친 것
대표적인 의혹은 월면차의 크기다. 아폴로 17호 우주인이 달에서 돌아다닐 때 이용한 월면차는 무게만 210kg이다. 바퀴 지름이 2.3m, 차체 길이는 3m다. 차체 높이도 1.1m나 된다. 그런데 아폴로 달 탐사선은 너비 4.3m, 높이 5.5m로 작은 편이다. 여기에 우주인이 3명 탑승하고 필요한 장비를 싣고 나면 월면차를 실을 공간이 있을까. NASA는 “월면차는 ‘트랜스포머’처럼 접었다 펼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3] 선명한 발자국… 입자 마찰력 작용 탓
달 표면에 찍힌 우주인의 발자국도 논란이 됐다.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으려면 달 표면 토양에 수분이 섞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진흙 정도는 돼야 발자국이 잘 남는다는 논리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달 표면 토양에는 5.6∼8.5%의 물이 들어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NASA는 탤컴파우더(땀띠약으로 많이 쓰이는 흰색 분)를 예로 들어 파우더를 뭉치면 입자 사이에 마찰력이 작용해 수분 없이도 뭉쳐 있고 여기에 일정한 힘을 주면 자국이 생기는 현상과 마찬가지 원리라고 설명했다. [4] 서로 다른 그림자 방향… 지평선에 해가 걸린 때문
우주인과 아폴로 달 탐사선의 그림자 방향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우주인이 해가 지평선에 걸려 있을 때 높은 언덕에서 찍었기 때문에 그림자 방향이 다르다는 설명이 제시됐다.
[5] 별의 ‘실종’… 밤 촬영 땐 잘 안 보여
우주에는 별이 가득한데 우주인이 촬영한 사진에는 별이 거의 없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NASA는 밤에 촬영하면 별처럼 조그맣고 희미한 점들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설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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