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최대 전력 사용량이 지금보다 15% 줄어든다. 전체 전력 판매량도 5% 줄어든다. 경제성장이 멈춰서가 아니다. 전기를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쓰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에너지 절약 효과다. LS산전은 이처럼 전기 사용을 효율화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온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98년부터 전력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왔다. LS산전은 지난해 말 열린 제2회 국가녹색기술대상에서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이라는 기술로 최고 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는 양방향으로 실시간 이뤄지는 통신을 통해 전력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현재 사용되는 전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탄력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전력 소모가 많은 한여름 오후 시간에는 전기료를 비싸게 받고, 밤에는 싸게 받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특정 시간대의 전력 소비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싼 전기를 충전해두는 방식으로 전체 전력 사용량은 크게 부족함이 없도록 유지할 수 있다.
LS산전의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은 스마트 미터(전력량계)와 에너지 관리시스템인 EMS(Energy Management System) 기술, 전력수요관리, 양방향 통신 기술로 구성된다.
스마트 미터는 단순히 가구당 전력 소비량만 측정하는 기존의 미터와는 달리 소비자의 전력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고 이를 개인별로 분석해 개별 가구에 어울리는 전기 소비패턴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예컨대 낮에 집에 사람이 없는 맞벌이 가구는 전기를 주로 밤 시간에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 미터가 심야할인 요금제를 제안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EMS는 이렇게 스마트 미터로 수집된 전력 소비패턴을 통합 관리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전기는 최대 사용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피크 타임’을 분산시키는 것만으로도 발전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전력수요 관리란 신재생에너지와 충전 인프라를 연계해 관리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낮에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충전해 뒀다가 퇴근 뒤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데 쓰는 기술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모든 것들의 기본이 바로 양방향 통신 인프라다. 통신 인프라가 있어야 세밀한 사용량 집계와 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 솔루션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LS산전은 스마트그리드 핵심기술 6건에 대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녹색기술인증을 지난해 획득했다. 또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 에너지 소비자용 통신 표준 인증을 얻는 등 해외사업 진출 노력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 결과 미국과 독일, 말레이시아 기업들과 기술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공동사업 협력의 형태로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해 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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