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터넷은 ‘벤츠미니버스’가 뜬금없이(?) 화제로 떠올랐다. 다름아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출근길에 자신의 BMW 승용차가 아닌 벤츠미니버스를 이용한다고 전해진 뒤부터다.
이를 두고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도 나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처음에는 정 부회장이 벤츠미니버스를 이용한다고 해 ‘벤츠미니버스’ 사진이 인기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인지 밝혀지지 않아 추정만 가능하다보니 사진을 모아놓은 블로그 게시물이 클릭 1순위였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판교로 거주지를 옮긴 후 판교에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까지 출근 러시아워에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하면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는 설명이 전해진 뒤 분위기는 싹 바뀌었다.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버스전용차선’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한 사람이 버스전용차선을 타기 위해 20인승을 타고 다니는 것이라며 가진 자의 남용아니냐”면서 “다른 것을 떠나 정 부회장의 도덕성은 어떻게 판단해야 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많은 네티즌들이 “버스전용차선은 한 대에 많은 사람들이 탄 버스들이 이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혼자 탄 승용차들을 배려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그 법망을 피하기 위해 교묘히 버스를 산 것이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 네티즌이 “9인승 이상 승합차에 6명 이상이 타야 전용차선 이용이 가능하고 12인승 이상인 버스는 탑승 인원 수에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다”고 일러주자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참고로 서울시내 버스전용차선은 36인승 이상의 버스만 이용 가능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은 돈 많으면 정말 살기 좋은 나라다. 그래서 전부 로또에 목을 매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정 부회장을 옹호하는 소수 의견도 보였다.
“그룹 오너가 출근길이 밀려 중요한 회의나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에 영향을 끼친다면 충분히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굳이 이런 것을 부자 핑계를 대며 나무라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는 기존 분위기와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
이에 일부 수긍하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또한 잠시 설전까지 벌어졌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의미 부여하며 트집잡는 일은 소모적이지 않느냐”는 의견에 “바늘도둑 소도둑 된다는 말 모르냐. 사소한 일이라 치부하는 통에 재벌들 배만 불려줬다”고 맞서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지금까지 재벌들이 말하는 ‘니들이 우리랑 같냐’고 얘기하는 1%의 도덕성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양극화만 심해진 것 아니냐”면서 “그룹 오너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이런식으로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방식 자체를 두둔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는 주장이 나와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자 “1%의 탈세, 재산 불리기 형성 과정을 보면 모두가 법망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물며 출근길까지 봐줘야 하는 99%의 우리들은 노예냐”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러한 설전 속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핏’이라는 네티즌의 발언이 긴 여운으로 남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서민들과 비슷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대중적인 사고 방식으로 움직이는 재벌 총수를 바라는 것은 정말 꿈속에서나 상상해야 하는 것이냐”
한편 ‘벤츠미니버스’와 관련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는 버스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벤츠코리아 홈페이지에 세단과 트럭, 유니목은 있어도 버스 관련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 벤츠 버스는 국내 공식 딜러를 통해 들여올 수 없는 것이냐”고 묻자 관계자는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답변했다. 독일에서 직접 구매해 들여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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