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안티에이징, 이젠 먹는 시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美뉴스킨, 동충하초 추출물로 만든 식품 ‘알-스퀘어드’ 내놔
항산화작용 탁월 유전자에도 활력… 생활습관 바꿔야 효과 커


《클레오파트라, 앤젤리나 졸리, 힐러리 클린턴은 한때 미모를 뽐냈지만 노화의 힘에 밀려 점차 아름다움을 잃어갔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밀을 캐는 것이 안티에이징(Anti-aging)산업이다. 이 산업은 노화에 맞서 인체의 시계를 멈추게 하거나 거꾸로 돌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세계 안티에이징 시장 규모는 현재 연간 78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세부 분야도 화장품, 건강식품, 의료 제약 등으로 확대일로다. 요즘엔 바르는 화장품에서 먹는 식품과 의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젊음을 유지하거나 젊어 보이게 하는 기능성 물질의 흡수가 피부막에 막혀 효과가 차단되기 쉽다. 반면 식품과 의약은 신체 내부에 흡수된 이후 노폐물 제거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이너뷰티(Inner Beauty)라는 말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신조어. 피부 표면만을 젊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품을 섭취해 신체 내부의 건강과 몸 전체의 아름다움을 오래 유지하겠다는 바람이 이 신조어에 담겨 있다.》
○다양한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러시


지난달 29일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선 뉴스킨이 새로운 개념의 안티에이징 식품인 ‘파마넥스 알-스퀘어드(R2)’라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캡슐형으로 나온 이 제품은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천연원료로 만들었다. 현지에서 만난 트루먼 헌트 뉴스킨 사장은 “이 제품으로 뉴스킨은 안티에이징 업계에서 ‘애플’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국내에선 이달 1일 아이케어헬스가 아로니아솔루션이라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식물계에서 안토시아닌 함량이 가장 많다고 알려진 아로니아베리 열매로 만든 이 제품은 앰풀형으로 나왔다. 회사 측은 “아로니아솔루션이 이너뷰티 제품군 중에서 가장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CJ뉴트라는 지난해부터 피부 수분 보충제인 이너비를 먹는 알약 형태로 내놓고 있다.

시중에 나온 이너뷰티 안티에이징 제품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나누면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된다. ‘파우더형’은 수용성 가루 형태의 제품이다. 주로 피부와 관절에 좋다는 콜라겐이나 뼈에 좋은 진주 가루 제품이다. 가루를 물이나 우유에 타 먹으면 된다.

‘알약형’은 해조류 같은 추출물을 캡슐형이나 정제형으로 만들었다. 주로 하루 1, 2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앰풀형’은 액체 추출물을 한번에 먹을 수 있도록 작은 병에 담은 것이다.

○항산화 작용부터 유전자 조절까지

지금까지 이너뷰티 제품은 항산화 제품이나 비타민제가 주류를 이뤘다. 항산화제는 활성산소가 노화의 원인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인체에 들어온 산소가 역할을 다하면 활성산소로 변하는데 이 활성산소가 세포 노화의 주범이라는 것.

항산화 제품은 활성 산소를 억제하는 물질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 억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세노비스가 내놓은 코엔자임큐텐도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의 에너지 생성을 돕고,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유해 산소를 안정시켜 준다고 주장한다.

결국 활성산소를 억제하면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노화도 예방한다는 게 이런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얘기다.

그런데 요즘의 안티에이징 산업은 항산화 단계를 넘어 신성불가침에 도전하고 있다. 안티에이징 제품이 신의 영역으로 불리던 유전자 조절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알-스퀘어드를 내놓은 뉴스킨은 “제품을 1개월 이상 섭취한 뒤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피로해진 유전자군이 젊은 시절의 활력 있는 유전자군으로 바뀐다”고 주장한다. 또 동충하초 추출물을 섭취하면 폐 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올 5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과연 안전할까

이너뷰티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제조업체는 “최신 제품은 천연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안티에이징 제품이 바르는 화장품에서 먹는 식품으로 바뀌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8년부터 1년 반 동안 기능성 식품 부작용 신고를 받은 결과 155건이 접수됐다. 이 중 ‘기능성 식품을 섭취한 뒤 구토가 나는 등 위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고가 108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부 가려움증,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 경우도 나왔다. 아직 역학 조사가 끝나지 않아 이 같은 증상이 기능성 식품에 의한 직접적인 부작용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제조업체도 안티에이징 제품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조지프 창 뉴스킨 최고연구책임자(부사장)는 “알-스퀘어드는 질병 치료제가 아니다”라며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고 제품에 의존하면 노화 방지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국내에서 시판 허가가 난 제품을 복용하고 복용 전 질병이 있는 환자는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권영훈 교수는 “항산화제는 음식으로 먹을 때 가장 효과가 크다. 천연원료로 만든 기능성 식품이 노화를 막는다는 가설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기능성 식품에서 약효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솔트레이크=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