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흉터가 있는 사람들은 긴 겨울방학과 연말 휴가가 기다려진다. 치료 기간이 비교적 긴 흉터 제거 시술을 받기에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치료받는 동안 “너 얼굴 고치냐”와 같은 불편한 질문도 받지 않아 좋다. 요즘 동네 병원이나 종합병원에는 방학을 맞아 흉터를 제거하려는 학생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장충현 교수는 “얼굴 흉터는 수술 한 번으로 금방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수술 뒤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수술 만족도를 좌우하는 콜라겐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콜라겐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져 피부가 붙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콜라겐이 많이 생길수록 흉터가 커지고 단단해진다.
예리한 칼이나 못에 찔린 상처는 흉터가 잘 남는다. 반면 피부가 시멘트나 아스팔트 등에 쓸려 진피와 표피가 동시에 손상되는 경우는 흉터가 잘 남지 않는다. 이때는 콜라겐이 형성되기 전에 표피가 먼저 재생되기 때문이다.
몸 중에 상처 부위를 많이 움직이게 되는 등 코 이마 볼 같은 곳은 흉터가 상대적으로 크게 남는다. 피부가 움직이면 콜라겐이 더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이 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콜라겐 생성량이 많아 흉터가 단단할수록 흉터 제거 수술 후 만족도가 떨어졌다.
흉터가 붉거나 자줏빛을 띠며 5mm 이상의 융기나 함몰이 생긴 환자들은 흉터 제거 수술 후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2.66점이었다. 반면 흉터가 분홍색이고 흉기나 함몰이 2mm인 환자들의 만족도는 5.41점, 흉터가 크지 않았던 환자들은 8.33점으로 올라갔다.
장 교수는 “흉터 제거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흉터의 단단함 정도를 보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만 15세 미만 연령대는 피부가 덜 성숙했기 때문에 흉터 제거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치료기간 석 달 이상 걸리는 ‘ㄱ’자형 흉터
흉터 치료는 비수술적인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수술이 치료 효과가 더 크게 나온다.
흉터 수술은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특히 피부 장력에 주의해야 한다. 장력은 흉터 부위를 양쪽으로 벌리는 힘. 장력이 적어야 흉터가 적게 남는다. 특히 ‘ㄱ’자나 ‘ㄴ’자 형으로 꺾인 흉터에서는 장력이 한 방향으로 크게 쏠린다. 이럴 때 수술을 한꺼번에 하면 장력 불균형으로 더 큰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술을 두 차례 이상 나누어 받는 것이 좋다.
강북삼성병원이 얼굴에 꺾인 상처가 난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수술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두 차례 이상 수술을 받은 환자의 만족도가 88%로 높게 나왔다. 장 교수는 “꺾인 흉터에 대한 치료 기간은 최소 3개월이고, 흉터 길이가 7cm 이상일 경우 1차 수술 이후 6개월이 지나 2차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흉터가 큰 학생 대부분은 1, 2차 수술 시기를 겨울과 여름 방학으로 넉넉하게 잡는다”고 말했다.
흉터가 깊을 경우에는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흉터 제거술이 이용된다. 먼저 흉터를 제거한 뒤 수술 부위에 드라이아이스를 4, 5초간 가볍게 댄 뒤 피부를 봉합하는 수술이다.
○ 1주일 걸리는 레이저 박피술
흉터가 깊지 않고 광범위할 경우 피부를 벗겨내는 박피술로 치료한다. 곰보, 여드름 자국, 긁힌 흉터가 남아 있는 환자들이 자주 이용한다. 박피술은 새로운 표피의 생성을 유도하고, 진피의 콜라겐 섬유 생성을 자극한다.
종전 성형외과에서는 화학 약품으로 피부를 벗겨내는 화학 박피술이 유행했지만 요즘은 시술 후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부작용 때문에 적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하는 레이저 박피술이 가벼운 흉터 제거에 자주 쓰인다. 레이저 박피술의 치료 기간은 1주일 정도로 짧은 편이다.
박피술도 흉터의 깊이에 따라 각질층이나 표피까지만 벗겨내는 표층 박피술, 진피의 상층부까지 벗겨내는 중층 박피술, 진피의 하부까지 벗겨내는 전층 박피술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표층 박피술의 시술 시간이 10분 정도로 가장 짧고, 중층이나 전층 박피술의 경우 더 오래 걸리고 회복 속도도 늦어진다.
○ 치료 후 자외선에 조심
흉터 제거 치료를 받으면 따끔따끔한 통증이 생긴다. 박피술의 경우 수술 부위 깊이가 깊을수록 통증도 오래간다.
여드름 약으로 사용되는 비타민A 유도체를 복용하고 있을 경우에는 피부 재생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술 전에 의사를 만나 투약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보통 표층 박피술의 경우 여드름 치료제를 먹으면서 시술을 받을 수 있지만 중층 이상의 깊이로 박피술을 받는 경우에는 의사 상담이 필수다.
흉터 제거 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딱지를 억지로 벗겨내면 세균 감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딱지 위에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딱지가 떨어진 후에도 양산, 모자, 자외선 차단제 등을 이용해 자외선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피부가 회복되는 기간에는 음주와 다이어트를 피해야 피부가 빨리 재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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