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의 10% 치료 필요한 우울증… 불면 등 생리기능장애로 나타나
적절히 치료할 경우 회복률 80%
《온 가족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설날이 곧 다가온다.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님의 안색과 건강을 살필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이곳저곳 편찮은 부모의 건강을 지켜드리고 싶은 것은 자식들의 공통된 마음, 그런데 정작 부모가 가장 아픈 곳은 몸보다는 마음일 수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당장 치료를 요하는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하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전반적인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우울증의 전 단계도 11%에 이른다. 그러나 제대로 치료를 받는 노인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 노인 우울증 치매로 오인되기도
노인에게 우울이란 기분 그 이상의 증상이다. 젊은층의 우울증과 달리 슬픈 감정보다는 의욕 저하나 기력의 감퇴로 나타날 때가 많다. 우울은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므로 이유 없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가벼운 통증을 훨씬 심하게 느끼게 한다. 따라서 우울증 치료만으로도 전신의 증상이 호전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노인성 우울증은 기억력이나 집중력 등 인지기능의 장애 증상으로 인해 치매로 오진되기 쉽다. 노인성 우울증 환자가 치매로 진행하고, 반대로 치매 환자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치매와 우울증은 초기 증상이 매우 비슷하고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노인성 우울증은 적절히 치료할 경우 회복률이 80%에 이른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면 만성적인 통증이나 신체 이상을 불러 자살 위험을 높인다. 노인성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감퇴는 비싼 개선제를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는다. 소화장애나 불면 같은 부작용으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노인 환자는 자세한 병력 청취와 인지기능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치매를 우울증으로 오진하면 치료에 필요한 시기를 놓친다. 우울증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약물로 인해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오히려 나빠지기도 한다.
○ 자녀들이 자주 체크해야
노인성 우울증은 불면이나 식욕저하 같은 생리기능의 장애로 나타난다. 의욕이 떨어지며 다양한 신체 통증을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오랜만에 고향에서 부모님을 만나면 편히 자고, 음식을 잘 소화하는지, 체중은 줄지 않았는지 챙겨야 한다.
대화 중에 얼굴 표정이 부쩍 어두워 보이거나 말수가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는지도 살필 필요가 있다. 또 최근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를 물어야 한다.
몸에 불편한 곳은 없는지는 당연히 확인해야 한다. 여기 저기 아픈 곳이 많은데 병원을 다녀 봐도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치료 효과가 없었다고 하면 노인성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혹시 죽고 싶다는 호소를 가볍게 넘기면 곤란하다.
○ 자주 대화하고 약물치료가 좋아
부에게가 우울증이 있다면 자녀는 자주 전화해서 일상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
우울증은 마음을 강하게 먹는다고 낫는 병이 아니다. 노인성 우울증이 의심되는 부모에게 ‘마음 단단히 먹고 스스로 극복하라’는 주문은 금물이다. 병원을 찾아서 우울증 여부를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성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증상과 환자의 특성에 따라 더욱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를 전문의와 상의하면 된다. 또 정신치료와 교육을 통해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키우고 치료과정을 잘 이해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증상이 심각할 때는 자기자극술이나 전기경련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좋은 생활습관도 우울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 매일 30분 정도 햇볕 아래에서 가볍게 걷고, 특히 우울한 시기에는 낮잠과 초저녁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