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산업의 새 중심지가 될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은 순조롭다.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에 들어서는 단지의 용지 조성률은 70% 정도여서 올해 하반기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령부 역할을 할 커뮤니케이션센터는 사업비 342억 원이 투입돼 지난해 10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준공될 예정이다. 연구와 기업지원의 핵심인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도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곧 공사에 들어간다. 대구시는 내년 하반기에 연구기반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기업 유치에 중요한 분양가 인하 문제도 조성원가 절감과 국비 지원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을 맡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이달까지 4개 센터 연구원 20명을 채용해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아직 자체 연구시설이 없어 경북대(신약개발)와 계명대(의료기기) 연구실을 빌려 다음 달부터 연구를 시작한다. 2017년까지 400여 명의 연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재단은 2038년까지 신약 16개, 첨단의료기기 18개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최종 목표는 연간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약 개발이다. 뇌질환 치료제가 1차 목표다. 뇌 질환자는 세계적으로 20억 명(세계 인구의 28%)으로 추산되는데 고령화로 환자가 계속 늘어 매우 높은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기 대구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원과장은 “글로벌 의료산업의 연구개발 중심을 비전으로 하는 이 단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한국 의료산업을 이끄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 우수한 연구인력과 글로벌 신약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 ■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김유승 이사장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김유승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63·사진)은 “뛰어난 연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구촌 어디라도 갈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재단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3월 부임했다. ―연구 인력 확보 계획은….
“첨단 연구환경과 복지시설을 갖춰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원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유망한 연구원을 채용해 세계적인 대학에 연수를 보내 인재로 키우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무엇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는가.
“가능한 빨리 신약 개발 독성검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동물 임상실험 전 모의실험을 통해 독성이 없다는 객관적 자료를 얻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다국적 제약업체와 손잡을 수 있고 우수 인력 확보도 쉬워진다. 장기 프로젝트는 글로벌 신약 개발이다. 항암제부터 도전할 생각이다. 세계 수준의 의료 연구를 하는 대학과 협약할 계획도 하고 있다.”
―의료기기 개발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신약 개발은 한국의 연구 수준이 상당히 올라와 있지만 의료기기는 아직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MRI장치나 알츠하이머 환자의 운동을 돕는 로봇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기업 유치 성과는….
“의료 분야는 단기간에 성과를 얻기가 참 어렵다. 축척된 연구인력과 오랜 경험이 없으면 글로벌 신약 개발은 엄두도 못 낸다. 세계 수준의 신약을 개발하려면 몇십 년은 내다보며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우선 신약의 밑바탕이 되는 후보 물질을 많이 확보할 계획이다. 의료 경쟁력을 갖추면 투자유치와 고급 연구인력 확보도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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