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의 비극 이제 없다! 슈퍼선박, 빙산에 구멍나도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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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3일 03시 00분


9400명 수용 세계 최대 크루즈선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는 16층 높이에 가장 넓은 부분의 면적이 축구장 3개 반 크기로 총 9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Baldwin040
9400명 수용 세계 최대 크루즈선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는 16층 높이에 가장 넓은 부분의 면적이 축구장 3개 반 크기로 총 9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Baldwin040
“그대는 내 맘 속에 있어요. 내 마음은 늘 그대로일 거예요.”

영화 ‘타이타닉’ 주제가의 가사처럼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애잔함을 남긴다. 100년 전인 1912년 4월 15일,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차가운 북대서양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타이타닉호는 북극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과 부딪혀 오른쪽 앞부분에 구멍이 났다. 그 사이로 들어온 물 때문에 뱃머리가 가라앉자 뒷부분이 바다 위로 떠오르면서 타이타닉호 용골(배의 허리 부분)의 가운데가 부러지고 말았다. 화려한 여객선의 비참한 최후를 안타까워하며 대형 선박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다.

○ 충돌방지시스템, 안전경로 찾아내

비행기처럼 배에서도 ‘충돌방지시스템’은 큰 역할을 한다. 자동식별장치는 레이더와 관제정보, 해도 자료를 종합해 주변을 지나는 배나 장애물을 자동으로 찾아낸다. 정해진 항로에서 벗어난다면 자동레이더궤적표시기가 레이더로 궤적을 추적한 뒤 안전한 경로를 계산해 보여준다. 위험이 사라지면 원래 항로로 돌아가는 최단 경로도 안내한다. 충돌방지시스템이 없었던 타이타닉호는 빙산을 경고하는 무선통신까지 무시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가 갑자기 빙산이 나타나는 바람에 충돌을 피하기 힘들었다.

대형 선박에는 사고가 나더라도 타이타닉호처럼 침몰하지 않도록 배의 아랫부분에 세로로 된 ‘격벽’이 설치돼 있다. 격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배에 화재가 났을 때 불이 더 번지지 않게 하는 ‘내화격벽’과 물을 가두는 ‘수밀격벽’이 있다. ‘해상에서의 인명 안전을 위한 국제조약(SOLAS)’에 따르면 대형 선박에는 40∼48m 간격으로 내화격벽을 설치하고, 수밀격벽으로 한 번 더 촘촘히 나누게 한다. 타이타닉호에도 격벽이 있었지만 격벽의 윗부분이 천장에 닿지 않아 그 틈을 타고 물이 넘어가 침몰하고 말았다.

○ 속도와 방향을 동시에 조절하는 가변형 추진기

최신 기술을 갖춘 대형 선박에도 위험한 곳은 있다. 아무리 경험 많은 선장이라도 항구 근처에 가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항구 근처는 배가 많고 수심이 얕기 때문에 전 승무원이 대기 상태에 들어간다. 부두에 가까워질수록 거대한 몸집을 다스릴 미세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대형 크루즈에는 맨 뒤에서 배를 밀어주는 주 추진기 외에 배 옆면에 보조 프로펠러인 ‘선측 추진기’가 달려 있다. 앞부분에 2∼4개, 뒷부분에 1∼2개가 달려 있어 배를 옆으로 움직이게 한다.

최근에는 주 추진기를 움직일 수 있는 ‘가변형 추진기’도 등장했다. 고정된 주 추진기 대신 좌우로 180도 회전이 가능한 추진기를 달아 배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가변형 추진기를 만든 핀란드 ABB사 측은 “방향키나 선측 추진기의 역할까지 한번에 담당하기 때문에 기존 추진기보다 효율이 10∼15% 높다”고 말했다. 보통 3개를 한 세트로 달아 좌우 움직임을 정확하게 조정한다.

타이타닉호는 고정된 주 추진기의 속도를 줄이고 키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가변형 추진기가 달려 있었다면 추진기의 방향을 바꾸기만 해도 빙산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타이타닉#안전기술#충돌방지시스템#가변형추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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