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관절염,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
연골 다친 20대, 자가골수 주사로 연골 재생
《무릎 관절 사이 연골이 닳아 뼈가 부딪치는 고통을 겪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을 위한 태아 제대혈 유래 성체줄기세포 치료제가 출시돼 본격적으로 임상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연골은 지우개처럼 쓰는 만큼 닳을 뿐 스스로 치유되는 능력이 없어 한번 손상되면 원 상태로 복구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퇴행성관절염이 보행하는 인간의 숙명이라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사이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닳으면서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그동안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이 시도됐지만, 연골이 많이 닳아 없어진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결국 인공관절수술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제대혈을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엔 연골이 일정 부분 닳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서도 연골재생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노년에 인공관절수술까지 받지 않고도 건강한 무릎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시술되기 시작한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제대혈을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제
최근 출시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는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중간엽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들이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
즉 중간엽줄기세포에서 ‘연골분화 촉진’, ‘염증 완화’, ‘연골 기질분해 단백질 활동 억제’ 등의 단백질이 분비되면서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돕는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일반 주사처럼 주사용 유리용기 형태로 만들어진다.
시술 방법은 마취 뒤 관절내시경으로 관절연골이 손상된 부위에 일정 간격으로 미세 구멍을 내서 혼합된 치료제를 채우고 주변 부위에도 뿌린다. 1회 시술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연골 손상 및 결손 환자뿐 아니라 연골이 많이 닳은 퇴행성관절염 중기 이상의 환자도 시술받을 수 있다. 필요시 즉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면역거부 반응이 없다. 태아의 제대혈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이기 때문에 노화에 따른 성체줄기세포의 결함이 없다. 시술 시간은 30∼60분으로 2, 3일 입원해야 된다.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진행된 임상시험 1∼3상을 거치는 동안 줄기세포 치료제 투여로 인한 부작용 및 이상 반응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9일 국내 식약청의 품목허가를 통과함으로써 보통 의약품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 비교적 젊은 외상성 관절염, 연골 결손 환자에게 시행 가능
등산 등의 운동을 하다 무릎 연골이 결손됐거나 외상 등의 이유로 젊은 나이에 연골이 급격히 닳게 된 연골 손상 환자는 치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대혈 줄기세포뿐만 아니라 자가골수 줄기세포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골수 줄기세포는 본인의 뼈 속의 골수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다. 분화 전 단계의 중배엽 성체줄기세포를 연골이 손상된 부위에 주입함으로써 연골 재생 및 통증 완화를 도모하는 치료법.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연골 재생 성공률은 70∼80% 정도다. 또 주변 연골과 유합하는 정도가 76∼80%로 연골 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골 손상의 크기가 초기 관절염에 해당되는 2cm²에서 최대 10cm²를 넘지 않을 때 연골조직재생 효과가 있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통과된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적용 대상은 외상이나 노화로 인해 연골이 손상된 15세 이상에서 50세 이하의 연령층이다.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실시한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결과에서도 주요한 시술 관련 합병증과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술할 때는 먼저 환자의 엉덩이뼈나 다른 부위에서 골수를 채취한다. 그 다음 특수 키트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로 골수혈액을 농축·분리한 후 줄기세포, 성장인자, 단핵세포를 수집한다. 이를 환자의 연골 결손 부위에 주입해 주면 치료가 끝난다. 관절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무릎 연골 결손 부위에 직접 주입하거나, 연골 손상 범위가 2cm² 이하로 비교적 작을 경우에는 주사로 시술할 수도 있다.
고 원장은 “자가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이번 시술법은 연골 재생에 좋은 결과를 보이며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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