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종아리 터질듯한 척추관 협착증, 내시경 시술로 2시간만에 퇴원

  • 동아닷컴
  • 입력 2012년 5월 23일 03시 00분


■ 연세바른병원

연세바른병원 신명주 원장(왼쪽), 조보영 원장(가운데), 이상원 원장(오른쪽)이 환자의 MRI사진을 보면서 치료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연세바른병원 제공
연세바른병원 신명주 원장(왼쪽), 조보영 원장(가운데), 이상원 원장(오른쪽)이 환자의 MRI사진을 보면서 치료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연세바른병원 제공
《경기 수원시에 사는 이모 씨(60)는 얼마 전부터 종종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렸다. 통증이 심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자 병원을 찾아 X선 촬영을 했지만 검사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플 때마다 파스를 붙였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예전엔 가끔씩 아프던 허리가 자주 아프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도 허리가 아프면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서 있어야 하는 일도 종종 생겼다. 결국 이 씨는 다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진단이 나왔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허리뼈 신경이 눌려서 걷는 데 지장이 생기는 병이다. 디스크와 비슷하다. 그러나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 병인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와 관련된 병이다. 주로 50세 이후 나이가 들면서 뼈가 안 좋아지고 관절 인대가 커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을 좁게 만들어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곤 한다. 다리가 저리거나 종아리가 터질 듯이 아파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픈 게 특징이다.》
○ 비수술 치료로 척추관 협착증 치료 가능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척추관 협착증은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경을 누르는 척추 뼈를 제거하거나 척추를 제거한 뒤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하는 식이다. 최근 들어서는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 가운데 뼈엉성증(골다공증),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수술을 받기 어려워 비수술 요법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술법이 ‘경막외내시경레이저 신경성형술’이다. 이 시술은 병변 주위를 국소마취한 후 1.5mm 굵기의 관으로 내시경과 레이저를 이용해 직접 병변을 들여다보며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시술이다.

신명주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경막외내시경레이저 신경성형술은 자기공명영상(MRI)촬영 검사로는 보이지 않는 작은 병변까지 내시경으로 직접 들여다보며 레이저로 제거하고, 약물로 신경 염증과 붓기를 가라앉힌다. 이 때문에 시술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세 레이저는 염증 부위를 폭넓게 제거할 수 있고 치료가 어려운 신경근 주위의 유착까지 쉽게 없애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도 적다”고 덧붙였다.

경막외내시경레이저 신경성형술은 흉터도 전혀 안 남는다. 시술시간도 20분 내외에 불과하다. 시술 후 1, 2시간이면 퇴원해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척추관 속의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엔 ‘고주파수핵감압술’이 효과적이다. 이 시술은 척추에서 10cm 떨어진 허리 부위에 1mm 굵기의 관을 주사처럼 넣고 고주파 열을 디스크 내 병변 부위에 직접 쏴서 디스크의 크기를 줄이는 시술이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의 경우 통증 유발 부위를 정확히 찾아야 효과가 있다. 주변 조직이 유착되지 않도록 60도 내외의 고주파 열로 디스크 내 공간을 수축, 응고시켜야 효과가 높다. 이 때문에 시술 의사의 경험이 중요하다.

○ 비수술 치료로 효과 못 보면 수술을 고려해야

수술 없이 치료하는 ‘비수술 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척추관 압박이 심해 신경마비 증상이 있는 환자는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상원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디스크가 신경을 심하게 누르고 있거나 척추를 압박하는 정도가 심하면 직경 1mm가량의 시술관으로도 환부를 치료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이때 무조건 비수술적인 치료법을 고집하면 오히려 주변의 정상조직까지 손상돼 수술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술기법이 발달해 최소한만 절개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디스크 수술방법이 등장했다. 일명 ‘미세현미경디스크제거술’이다. 과거엔 환부를 10cm 이상 넓게 절개해 흉터, 통증으로 인해 회복기간이 오래 걸렸다. 이 때문에 수술을 받기를 꺼리는 환자가 많았다.

미세현미경디스크제거술은 1.5∼2cm 크기로 피부를 절개한 뒤 특수현미경을 사용해 수술 부위를 크게 확대해 보면서 시술하는 기법이다. 이 때문에 육안으로 잘 확인되지 않는 미세한 혈관까지도 식별할 수 있다. 주변 신경이나 혈관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병든 디스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원장은 “미세현미경디스크제거술은 건강한 디스크는 보존하고, 파열돼 기능을 잃은 부위만 충분히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요통을 최소화하고 재발률을 줄인다”며 “출혈 등의 위험도 거의 없어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증상이 아주 심하거나 만성화돼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절개수술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의 경우 ‘나사못 척추 유합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 수술은 통로관이 있도록 특수 제작한 나사못을 척추 부위에 박아 고정한 뒤 나사못을 통해 골시멘트를 척추에 주입시키는 시술이다. 골시멘트는 특수 나사못이 삽입된 상태에서 주입되기 때문에 파편에 의해 주변 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깨끗하고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특수 나사못을 개발한 조보영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특수 나사못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골다공증과 척추관 협착증을 동시에 앓는 환자의 경우 수술을 받지 못해 만성적인 통증을 참아야만 했지만 골시멘트 강화성 나사못 고정술로 이런 환자도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부분마취만으로 가능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어 퇴행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 근력운동을 해서 허리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윗몸 일으키기나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노화된 척추는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힘든 만큼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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