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필 외교부 과학기술협력대사 “과학외교 통해 한국 ‘소프트파워’ 키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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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8일 03시 00분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이용해 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과학외교’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민동필 외교통상부 과학기술협력대사(65·사진)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외교를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격을 높이고 ‘소프트파워’를 신장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 대사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13개를 관장하는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계 전반에 걸쳐 지식과 경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해 정부의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지난해 12월 29일 과학기술협력대사로 임명됐다.

현재 민 대사를 포함해 체육협력대사 경제통상대사 등 5명이 대외직명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외직명대사는 전문성과 인지도를 겸비한 인사를 위촉해 정부의 외교활동을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가 대외직명대사로 과학기술협력대사를 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과학기술협력대사로 임명된 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183개국이 참석하는 유엔 환경회의인 ‘리우+20’ 정상회의.

리우+20 정상회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끌어낸 리우선언 20년을 맞아 20∼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민 대사는 “리우+20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여러 내용 가운데 과학기술과 관련한 세 가지 항목을 외교부가 발의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11일부터 5일간 열리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과학기술혁신포럼’에서 한국이 단독 세션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애썼다. 이 세션은 ‘기술 이전 플랫폼을 만들자’라는 주제로 열리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지연구소 등 국내 전문가 7명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민 대사는 주최국인 브라질 과학기술장관 등 장관급 패널 8명이 참석하는 과학기술혁신포럼에 패널로도 참석한다.

민 대사는 임기 동안 선진국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를 알려 막 출범한 과학벨트에 힘을 보탤 구상도 하고 있다. 그는 과학벨트의 ‘전신’에 해당하는 ‘은하도시포럼’을 만들었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았다. 그는 “대사로 임명될 당시 과학벨트에 외국의 유능한 인재를 불러오는 데 많은 역할을 해 달라는 게 대통령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과학벨트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이 1차로 연구단장 10명을 선정하고 하반기 10여 명을 추가로 선정할 방침에 대해서는 “천천히 가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민 대사는 “최근 줄기세포 논문 조작 의혹 등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져 연구자의 자율성을 강조하기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퇴장’ 당할 수 있는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는 연구자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기초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민동필#과학기술협력대사#과학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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