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갑상선암)의 치료법은 3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기존 치료법으로도 완치가 잘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술을 하면서 갑상샘 양쪽을 다 잘라내는 편이 좋은지 또는 암이 있는 부분만 없애는 편이 좋은지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이는 의사의 성향이나 환자의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
요즘에는 양성결절(혹)이 발견된 갑상샘을 제거할 때 고주파 치료도 많이 시행한다. 다양한 갑상샘 치료법의 전문가인 중앙대병원 조보연 갑상선센터장과 서울대병원 박영주 내분비내과 교수의 얘기를 들어봤다.
▽이진한 기자=갑상샘암으로 진단되면 환자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어떻게 말해주나요?
▽조=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100%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실제 데이터로도 생존율이 99.7%입니다. 갑상샘암 중 가장 많은 유두암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5년 생존율이 100%로 나옵니다. 갑상샘암 치료에서는 5년 생존율 자체를 따지는 일이 무의미합니다. 최소 10년이나 20년 생존율로 비교해야 어느 병원의 치료 성과가 좋은지 알 겁니다.
▽이=그래도 숨지는 환자가 있다는데….
▽조=갑상샘암은 수술을 기본으로 하되, 재발 우려가 높으면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합니다. 갑상샘 세포 성장을 억제하려면 평생 갑상샘호르몬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일종의 항암제인 셈이지요. 치료를 받은 뒤에 재발하는 환자가 일부 있습니다. 대개 10년이면 10%, 30년이면 30%가 재발합니다. 치료를 위해서 수술도 2∼3회, 방사선 요오드 치료도 2∼3회 시도합니다. 문제는 이런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환자입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뼈로 암세포가 전이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박=최근에는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표적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폐암 치료제로 나왔는데 요즘은 갑상샘암 중 가장 흔한 유두암 환자에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완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의 차이는….
▽조=암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 반만 떼어내는 수술을 제외하고는 갑상샘암 수술은 오른쪽 왼쪽의 모든 갑상샘을 다 떼어내는 완전절제술이 원칙입니다. 요즘 국내에서 오른쪽 혹은 왼쪽에 생긴 암 부위만 없애는 부분절제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아 있는 갑상샘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자라 10년, 20년 뒤에 재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 떼어내는 방식이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손기술이 부족해 완전절제술을 하면 부작용이 많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은 손기술이 좋아 완전절제를 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박=약을 안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부분절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한쪽 갑상샘에서 생산하는 호르몬은 한계가 있습니다. 한쪽만 절제한 환자 중 절반 이상이 갑상샘 호르몬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암이 재발해 또다시 치료받는 환자는 더 괴롭고 힘들어합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생각하고 어차피 갑상샘약을 평생 복용할 상황이면 완전히 떼어내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이=로봇 수술이나 내시경 수술은 뭐가 좋을까요.
▽조=치료 효과는 같습니다. 로봇수술과 내시경 수술은 흉터가 작은 반면에 비용이 비쌉니다. 손으로 하는 수술은 저렴하지만 흉터가 문제가 됩니다. 대부분은 큰 문제가 안 됩니다. 아나운서 배우 모델 교사 같은 직업이라면 흉터가 덜 남는 수술이 좋을 듯합니다.
▽박=로봇수술과 내시경 수술도 가격 차가 300만 원 정도 납니다. 양성 결절의 갑상샘을 제거할 때는 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해도 무난할 듯합니다. 다만 내시경으로는 반대편의 갑상샘을 떼어내기 힘듭니다.
▽이=요즘은 갑상샘을 제거할 때 고주파를 이용해 태우기도 합니다.
▽조=칼을 대기 싫다는 환자라면 고려할 있습니다. 하지만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작은 혹에 대해 고주파 치료를 하면 문제가 있습니다. 작은 혹이 있는 환자에게는 “그냥 달고 사세요”라고 말하고, 혹이 매우 커서 주변 부위를 누르면 고주파보다는 수술을 권합니다.
▽이=갑상샘은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음식 때문에 잘 생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방법이 있나요?
▽조=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아 예방법은 없습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식이요법이 암과 관련이 있다는 점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일으키는 ‘하시모토병’이 김 미역 다시마를 주로 많이 먹는 지역에서 많이 발생해 상관관계는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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