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강력한 이름을 고급스러운 디자인에…‘팔팔정’ 발기치료제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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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한미약품



지난달 17일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주 성분인 실데나필에 대한 물질특허가 만료됐다. 그러나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는 물질특허는 끝났지만, 이를 발기부전치료제로 사용하는 ‘용도특허’는 2014년까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들이 특허심판원에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특허심판원은 국내 제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화이자로부터 소송을 당할 것을 우려해 발기부전치료제를 내놓기를 꺼리던 기업들이 복제약 출시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40세 이상 남성 3명 중 2명이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가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약품도 지난달 21일 실데나필을 활용한 ‘팔팔정’ 50mg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데나필은 혈류량을 조절해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전문의약품이다. 복용 후 1시간 만에 약효가 나타난다. 회사 측은 “다른 발기부전치료제에 비해 발기 강직도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 당뇨나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치료효과가 탁월했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실데나필 성분의 발기부전치료제는 국내 발기부전 관련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값비싼 수입약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약값 부담 때문에 100mg을 처방 받아 이를 둘로 쪼개먹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이 임의로 약을 분할하는 것이라 안전하지도 않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팔팔정 50mg을 출시했고, 약값은 수입 약의 20% 수준으로 대폭 낮춰 환자들의 부담을 덜게 했다. 비아그라 같은 기존 발기부전치료제는 비싼 가격 때문에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가짜약이 진짜로 둔갑해 유통되기도 했던 것이다. 한미약품은 팔팔정으로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남들의 눈을 의식해 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위해 포장도 고급스럽게 했다. 블랙 톤 기반의 색상으로 제품 상자를 만들었다. 발기부전치료제를 휴대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안 봐도 되도록 했다는 것.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약값 부담 때문에 고용량을 처방 받아 쪼개 먹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팔팔정 50mg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고, 한 번에 안전하게 한 알씩만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팔정’이라는 제품명에도 소비자에 대한 배려를 담았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이름도 아니면서 제품 특성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처방하는 의사나 복용하는 환자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팔팔정은 의사 처방을 받아 전국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약효는 4∼6시간 동안 지속된다.

회사 측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안전하고 검증된 의약품을 약국에서 복용할 수 있도록 발기부전치료제 문화를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을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062억 원 가운데 14%에 가까운 840억 원을 신약 개발에 사용했다. 자체 R&D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회사와 제휴도 하고 있다. 이런 전략으로 이 회사는 표적 항암제인 ‘KX01’과 비만치료제인 ‘ALS-1023’ 등 2건에 대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도 했다. 아직 신약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임상실험 전 단계의 기술은 확보했다는 뜻이다. 또 한 달에 한 번만 써도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나 암 치료에 사용하는 표적항암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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