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제일정형외과 척추관절시리즈]<1>신경성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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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7일 03시 00분


수술없이 환자와 소통하며 치료… 30분이면 통증이 싹∼

경기도 이천에 사는 김모 씨(66)는 오래전부터 관절염을 앓았다. 농사 일로 바빠 동네병원에서 관절염 치료만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다리가 시려오고 다리에 힘이 없어 걷기가 불편했다. 어깨와 팔까지 찌릿찌릿하고 저리는 등 증세가 더욱 악화되어 서울의 전문병원을 찾았다. 김 씨가 받은 진단은 관절염 외에 심각한 퇴행성 목 디스크였다.

디스크 진단을 받으면 수술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어떤 질환이든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듯이 목 디스크도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목 디스크는 질환의 증세가 목의 통증으로만 나타나지 않는 점이 문제. 노인성 척추관절질환 전문병원 제일정형외과 김경한 원장의 도움말로 목디스크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제일정형외과 김경한 원장이 환자에게 목 디스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 제공
제일정형외과 김경한 원장이 환자에게 목 디스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 제공
○ 초기에 치료시기 놓치면 악화

목 디스크 증세는 김 씨처럼 목뿐만 아니라 팔 다리 머리 등 여러 부위에서 나타난다. 단순 통증으로 여겨 진통제를 먹거나 찜질로 자가 치료를 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증세가 악화 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목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고 뻣뻣해지면서 양쪽 어깨가 무겁고 쑤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쥘 때 힘이 약해지거나 손가락에 부분적인 감각이상이 오기도 한다. 팔 전체가 저리기보다 팔의 특정 부위가 저리거나, 팔을 양쪽으로 벌린 상태에서 머리를 눌러보거나 머리를 눌러서 고개를 좌우로 돌렸을 때 통증이 심하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

뒤통수부터 이마까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거나 다리에 힘이 없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휘청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목 디스크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다. 최근 스마트폰 등 소형 정보기술(IT)기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고개를 장시간 숙이는 일이 많아진다.

이런 습관이 계속되면 목뼈가 변형된다. 건강한 목뼈는 C자형 곡선 모양이지만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일자로 펴진다. 이렇게 되면 추간판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납작하게 눌려 목 디스크가 생긴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목 디스크는 학생이나 직장인 등 젊은층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중년층 이상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높은 베개를 베거나 누워서 책이나 TV를 보는 등 잘못된 자세와 지나친 비만도 원인이다.

○ 전신마취 않는 수술도 늘어


가벼운 증상이면 신체활동을 제한하거나 보조기를 착용하고 물리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상태가 심하면 손상된 추간판을 제거하고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한다. 최근에는 미세현미경수핵제거술이나 인공디스크삽입술이 늘고 있다.

문제는 체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치료를 미루기 쉽다.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환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고려해 통증을 없애는 비수술적 치료법도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 중 하나가 신경성형술 치료. X선이 장착된 1mm 정도의 특수카테터(관)를 디스크 신경 압박 부위까지 정확하게 집어넣어 눌린 신경을 풀어주거나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식이다.

치료를 할 때는 X선 영상을 직접 보면서 환자에게 통증과 자극이 있는 곳에 대해 질문하거나 목을 움직이도록 한다. 약물이 골고루 퍼지는 현상을 알 수 있어 정확하고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흉터도 없다.

시술 시간은 20∼30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자영업자, 직장인이나 고3 수험생처럼 물리치료나 수술 후 장기입원 등 장기간 치료가 힘든 환자에게 유용하다.

6개월 이상 물리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거나 한쪽 팔이 저린 경우기 있다. 또 시린 증상이 동반되면서 손의 악력이 떨어지거나 근육의 위축(쑥 들어가 보임)이 눈으로도 확인될 정도면 수술이 필요하다.

김경한 원장은 “나이가 많거나 심장병이나 고혈압까지 있는 고위험군 환자는 전문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목 디스크만이 아니라 다른 질환과의 관계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평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책을 볼 때는 고개를 많이 숙이는 등의 나쁜 자세를 피해야 한다. 업무나 학업 중 스트레칭을 자주 해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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