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를 들고]참 연약한 중년여성 무릎… 통증오면 초기에 잡아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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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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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땐 인공관절 되풀이

김진구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진구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국내 40대 중반∼60대 초반의 여성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무릎에 심각한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병원 외래에서 무릎관절염 환자를 진료하면 무릎 연골 파열이 원인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무릎연골과 뼈가 붙는 부위의 파열이 20∼30%를 차지한다. 무릎을 많이 쪼그려 앉는 중년 여성의 생활 방식 때문이다. 처음엔 무릎이 조금씩 아프다가 가벼운 일상생활에서도 심하게 뚝 소리가 난다든지, 계단을 내려갈 때나 방향을 바꿀 때 통증이 심해질 때가 적지 않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안타까운 점은 환자들이 어차피 인공관절을 하게 될 텐데 그때까지 단순히 진통제나 주사로 통증 조절만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면서 방치한다는 사실이다.

이러다 보면 결국 상태가 점점 악화돼 60세 이전에 인공관절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국내 여성의 평균수명이 87세임을 감안하면 노년에 큰 수술을 두 번 또는 심지어 세 번까지 더 받아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부 병원이 몇몇 줄기세포의 무릎 임상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줄기세포 치료가 마치 무릎관절의 모든 손상을 해결해 정상 관절로 만들 수 있을 듯이 홍보한다. 환자들이 과도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데 불과하다.

무릎 연골이 조금 찢어진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의학적으로 검증된 합리적인 치료는 관절경 수술로 해당 연골을 조금만 절제하면 된다. 그런데도 완치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이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권유한다든지,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망가진 관절이 정상으로 돌아올 듯이 유도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피해도 준다.

또 관절 내 연골의 손상을 치료한다고 알려진 혈소판 풍부 혈장(PRP)주사는 관절 내 연골을 생성한다는 연구의 증거가 현재까지 불충분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신의료기술위원회도 관절 내 PRP 주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관절경을 이용한 관절세척술이나 변연절제술 등의 연골치료법도 부가적 효과가 크지 않아 치료법으로 추천되지 않는다.

그럼 무릎 관절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쪼그려 앉아서 하거나 걸레로 하는 청소 대신 청소기나 대걸레로 서서 하는 청소로 생활방식을 바꿔야 한다. 침대나 소파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년의 나이에 맞는 적절한 운동도 필수다. 무릎에 무리가 오는 마라톤이나 등산보다는 실내 자전거, 평지 산책, 적절한 웨이트트레이닝, 체조, 아쿠아로빅, 수영 등 무릎에 부담을 덜 주는 운동이 좋다.

무릎에 통증이 있으면 초기부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예방이 가능하다. 진통제만 먹고 생활하다가 나중에 60세 전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연골을 새로 만들어서 손상된 연골을 되돌려 놓는 명약은 아직까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된다.

김진구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중년여성 관절#무릎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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