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분초 다투는 급성심근경색, 신속하게 90분 이내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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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5일 03시 00분


급성심근경색

고려대 안산병원은 환자를 신속하게 처치하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흉통클리닉 임상엽 교수가 혈관조영술을 시행하고 있다(왼쪽). 이 병원 응급실로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실려오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고려대 안산병원은 환자를 신속하게 처치하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흉통클리닉 임상엽 교수가 혈관조영술을 시행하고 있다(왼쪽). 이 병원 응급실로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실려오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급성심근경색을 보통 심장마비라 부른다. 심장이 마비되지는 않았지만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병이 협심증이다. 모두 1분1초를 다투는 중증질환이다.

내 가족이 이런 병에 걸리면 무조건 서울에 있는 큰 대학병원으로만 가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은 신속한 처치가 관건이다. 주변에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게 최우선이다. 물론 병원의 실력을 믿어야 이런 선택이 가능하겠지만.

○ 경기 서남지역 대표 ‘심장 병원’

이런 점에서 고려대 안산병원은 눈에 띈다. 경기 서남부지역의 이 병원은 어느 곳보다 신속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심장혈관이 막힌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끝내는 시간을 120분 이내로 권한다. 이 병원은 급성심근경색환자가 병원에 실려 오면 이보다 더 빠른, 90분 이내에 치료를 끝낸다. 서울의 대형 대학병원 못지않은 스피드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신속함은 심혈관계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실시 중인 ‘표준 진료 지침’ 덕택이다.

이에 따라 심장질환 등으로 정신을 잃었거나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응급당직의가 신속하게 심전도검사를 한다. 이어 결과를 담당 의료진에게 바로 전송한다. 의료진은 시간을 끌지 않고 응급 시술을 실시하도록 한다.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응급실에 전문의를 배치하는 ‘전문의 당직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진단이 즉시 가능하도록 응급 심혈관 촬영실도 운영한다. 하드웨어(시설)와 소프트웨어(의료진)를 모두 갖췄으니 논스톱 응급 심장시술이 가능하다.

흉통클리닉에서도 신속함이 돋보인다. 오전에 진료실을 방문하면 바로 진단한다. 가슴을 열어야 하는 큰 수술이 아니라면 웬만한 시술은 그날 모두 끝낸다. 흉통클리닉에서는 혈관의 영상을 볼 수 있는 혈관조영술, 스텐트를 넣어 좋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혈관성형술을 실시한다. 이처럼 혈관을 따라 들어가며 치료하는 혈관중재술만 연간 수백 건 시행된다.

흉통클리닉에는 순환기내과 송우혁 교수를 비롯해 안정천 임상엽 교수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가 포진했다. 송 교수는 “분초를 다투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신속한 치료가 생명이다. 실력이 있는 의료진과 신속한 처치가 가능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 가슴통증 가볍게 넘기지 마라

안 교수는 “심장질환과 돌연사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대의 젊은층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병의 ‘징후’가 있다면 심장과 관련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우선 통증에 유의해야 한다. 협심증이 있으면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서다. 협심증이 심해지면 심장근육이 죽어버린다. 심근경색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이 피를 짜내지 못한다. ‘엔진’이 가동을 멈추면 사망에 이른다. 시작이 바로 가슴통증, 즉 흉통이다.

흉통은 주로 가슴의 중앙이나 왼쪽에서 시작된다. 가슴을 쥐어뜯듯이 무겁고 숨이 막히는 통증이다. 통증은 목이나 어깨 또는 왼쪽 팔의 안쪽으로 퍼진다. 가끔은 턱밑, 목구멍으로 확산된다. 소화가 잘 안 돼 더부룩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심하면 불안과 오한 증상도 나타난다. 이런 통증은 2∼5분 지속된다. 맥박이 고르지 않아 가슴이 울렁거리는 부정맥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즉각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에서는 혈관조영술로 병을 진단한다. 조영제를 사용해 심장동맥(관상동맥)을 직접 촬영해 혈관이 좁아진 위치와 정도를 알아낸다. 치료는 약물로 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다면 혈관성형술을 시행한다. 혈관성형술을 시행할 때는 작은 풍선이나 스텐트를 집어넣어 혈관을 확장한다. 최근 재발을 막는 스텐트가 개발돼 치료 효과가 더 높아졌다.

예방이 최선이다.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충분하다. 우선 담배를 끊고 술은 줄이자. 커피와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도 피하는 게 좋다. 비만, 그중에서도 복부비만은 심장에는 치명적이다. 살을 빼자.

운동을 갑자기 시작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강도로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운동 전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필수다. 운동은 약하게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올리자. 물론 이 과정에서 흉통이 생긴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과식도 안 좋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협심증으로 사망한 사람이 4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서구식 식생활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적게 먹되 신선한 야채를 곁들이자.

사우나를 너무 오래하는 것도 좋지 않다. 여름에는 큰 상관이 없지만 겨울에는 추위에 몸을 갑자기 노출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흥분도 하지 말자. 심장에 무리가 간다. 스트레스는 심장질환뿐 아니라 만병의 근원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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