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으로 화목한 가정이란 선물을 얻기는 했지만, 과학자의 꿈을 접게 돼 아쉬움이 남았어요. 마흔을 훌쩍 넘긴 지금이라도 좋은 기회를 만나 꿈을 펼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곽연주 씨(45)는 어려서부터 하얀 가운을 입고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과학자가 꿈이었다. 그래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 취득까지 쉬지 않고 내달렸다. 그러나 결혼과 출산, 육아와 함께 연구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간간이 대학 강의도 했지만, 선뜻 연구원의 자리를 내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서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학기술인에게 연구 장비 운영전문가 훈련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공고가 나온 것이다. 곽 씨는 “‘연령제한 없음’이라는 공고를 보고 이미 연구원이 된 듯 가슴이 설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프로그램에 선발된 곽 씨는 현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말디토프질량분석기’라는 단백질의 종류를 알아내는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2단계 사업인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지원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최대 2000만 원을 지원받고 과제연구원으로 채용돼 원하는 연구도 할 수 있게 된다.
이혜숙 WISET 소장은 “해외에서 부족한 과학계 인력 충원을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국내 여성과학기술인력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지원 사업은 여성과학기술인을 돕는 현실적인 지원 사업이 될 것”일고 말했다.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지원 사업은 16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이공계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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