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에 누구나 거치는 보안검색. 현재 화물 검색이나 전신스캐너(알몸투시)는 X선을, 일반적인 승객 검사는 자석을 이용한 ‘금속탐지기’를 사용한다. 문제는 X선 검색기나 금속탐지기로는 비금속 물질로 만든 흉기나 위험물질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보안검색의 빈틈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재 보안검색에서는 걸리지 않는 세라믹으로 만든 칼이나 플라스틱 폭탄 등 비금속 위험물질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공항과 항만은 물론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 중요시설 보안강화를 위해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은 23일 대전 KINAC 본원에서 ‘테라헤르츠 전파기술을 이용한 첨단보안검색 기술’ 중간 연구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봉영 표준연 책임연구원팀은 KINAC의 의뢰로 개발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보안검색 기술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나무상자 속에 숨겨둔 세라믹 칼과 가위를 영상으로 찍는 데 성공했다.
테라헤르츠파는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와 빛의 일종인 ‘적외선’의 중간 성격을 가진 파장이다. 빛도 아니고 전파도 아니기 때문에 제어가 쉽지 않아 그동안 거의 활용되지 않았지만 레이저를 이용해 테라헤르츠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다양한 응용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건강진단이나 비파괴 검사 등에도 널리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내년 말까지 이 기술을 활용한 시제품을 제작하고 원자력발전소 등 핵 안보 관련 기관에 우선 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첫 핵테러 대응 전문가 양성기관인 ‘국제 핵안보 교육훈련센터’에도 설치해 전문가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다.
안 연구원은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보안검색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첫 사례”라며 “추가연구를 통해 물질의 성분 분석도 가능하도록 해 독극물이나 화학물질도 찾아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테라헤르츠파 ::
10의 12제곱을 뜻하는 테라(Tera) 단위 진동수를 가진 전파. X선보다 투과력이 강하고 인체에 무해해 비파괴 검사장비 개발에 주로 쓰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