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차트, 지방병원과 공유… 후속치료 집 근처서 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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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연임 이 철 연세대 의료원장 “1만병상 협진 추진”

이달 초 연임에 들어간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병상 증설 경쟁을 지양
하고 협력병원들과 ‘나누는’ 병원이 되겠다” 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이달 초 연임에 들어간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병상 증설 경쟁을 지양 하고 협력병원들과 ‘나누는’ 병원이 되겠다” 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세브란스병원이 전국 의료기관과의 협진을 강화하기 위한 ‘1만 병상 프로젝트’를 출범한다. 세브란스병원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국 병의원, 어떤 곳에서도 높은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근 열린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이 의료원장은 대형병원의 덩치 키우기 경쟁에 문제가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경쟁으로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지방병원이나 중소병원은 낙후되고 도태된다는 것. 이제는 대형병원들이 ‘나누는 병원’이 돼야 한다는 애기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은 더이상 병상 증설 경쟁을 벌이지 않기로 했다. 현재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강남 세브란스병원의 병상은 각각 2200여 개와 800여 개다. 이 의료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병상을 더 늘리고 의사들을 더 뽑아도 전국의 모든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첫 단추는 환자의 차트를 전자화해 협력병원과 공유하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은 병원 236곳, 의원 3200여 곳과 전자 의료차트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질병과 환자 코드를 통일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굳이 모든 환자가 세브란스병원으로 올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는 지방에 있던 환자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면, 후속 치료를 위해 수시로 서울과 지방을 오가야 했다. 그러나 전자 의료차트가 완전히 공유되면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후속치료는 자신이 사는 인근 지방병원에서 받으면 된다. 환자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차트를 받아 지방병원에 제출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사실 대형병원과 중소 병·의원의 협력관계는 오래전 시작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전자 차트를 공유하는 식의 ‘실질적인 협력’이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번 세브란스병원의 프로젝트를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브란스병원은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던 의사와 간호사 연수교육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이 의료원장은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경영학과정(mini-MBA)을 앞으로는 협력병원 의료진도 수강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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