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세기의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곧 출시할 새 스마트폰 ‘아이폰5’의 초도 물량에 삼성SDI의 2차전지(휴대전화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 40%가량(가격 기준)을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에 의존해왔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의 2차전지 공급회사로 일본의 산요와 중국 ATL, 삼성SDI를 선정했지만 1차 생산물량에 한해 삼성SDI를 제외했다. 애플은 LCD 역시 자사(自社)가 원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기술과 삼성이 주력 개발하고 있는 기술(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이 다르다는 이유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납품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은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삼성전자 제품을 계속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삼성전자 제품을 대체할 만한 품질의 AP를 생산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업계는 애플이 1000만 대가량을 만들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5 초도 물량에서 일부 삼성 계열사의 부품을 제외한 것은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삼성전자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대부분 특허소송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삼성의 부품을 쓰지 않으면 아이폰의 품질이 현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애플은 언제든 삼성의 부품을 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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