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금살금… 중년남자 따라오는 요실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전립샘비대증 환자 17%가 요실금 증세 심각

‘요실금’ 하면 중년 여성의 질환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소변이 나오는 요도가 4cm로 짧은 데다 출산을 경험하면서 소변이 새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출산 과정에서 요도 주위의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다.

요실금은 더이상 여성만의 질환이 아니다. 중년 남성들도 요실금 증상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샌 소변 때문에 속옷이 젖는 경우가 있다. ‘나이 탓인가’ 하고 넘기거나 ‘남자가 부끄럽게 어떻게…’라는 생각에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요실금, 여성만의 문제?

60대 이상 성인 남성 중 약 24%가 요실금 증상을 겪는다.

가장 큰 이유는 노화로 인한 전립샘비대증.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김준철 비뇨기과 교수팀이 전립샘 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 환자 200명을 심층 분석한 결과 35명(17.2%)은 요실금 증세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샘비대증 환자 5명 중 1명꼴로 요실금을 겪는 것이다. 증세가 심한 환자의 평균나이는 67세였다.

성인 어른의 방광은 소변을 500mL까지 저장할 수 있다. 평상시 골반근육과 요도괄약근이 요도를 누르고 있다가 소변을 볼 상황이 되면 방광이 순간적으로 수축된다. 이때 요도괄약근이 풀리며 소변이 나오는 것이다.

남성 요실금은 방광이 너무 예민해져(과민성 방광)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소변이 흘러나오는 증상을 뜻한다. 김 교수는 “사회생활을 하는 장년층 남성의 경우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 전립샘, 방광, 당뇨병이 주요 원인

남성들에게 요실금이 생기는 데는 크게 △전립샘비대증 등 전립샘 질환 △과민성방광증후군 △당뇨병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남성의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한 전립샘은 밤톨 모양으로 전립선 한가운데로는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관과 사정관이 지나간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샘이 점점 커지면 요도관이 압박을 받아 소변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전립샘 바로 위에 있는 방광출구가 막히면서 요실금이 생기는 것이다.

방광의 기능이 너무 예민해지면 방광이 꽉 차지 않은 상태에서도 소변이 나올 수 있다. 뇌졸중(뇌중풍), 파킨슨병, 디스크 때문에 신경계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당뇨병도 남성 요실금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당뇨 때문에 방광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방광이 예민해지거나 반대로 감각이 둔감해지면서 소변이 방광에 차도 별다른 느낌이 없다. 소변이 흘러내릴 때까지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신 음식, 매운 음식 가려먹어야


요실금 증세가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남성은 초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전립샘비대증이 원인인 경우 소변검사, 요속 및 잔뇨량 측정, 전립샘 크기 측정 등을 통해 요실금 증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증후군도 소변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남성 요실금을 예방하려면 카페인, 청량음료를 적게 섭취해야 한다. 감귤류의 과일처럼 신 음식, 초콜릿, 매운 음식,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음식은 되도록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자기 전에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면 야뇨증상이 심해지므로 오후 7시 이후에는 물을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요도괄약근을 조이고 푸는 것을 반복하는 골반 근육운동은 방광 주변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 근육을 10초간 조였다가 10초간 이완시킨다. 회당 15번, 매일 2, 3회씩 6개월 이상 꾸준히 해줘야 한다.

현재 복용하는 약이 소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치의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항우울제, 진정제, 이뇨제, 알레르기약 등이 소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소 하루에 물과 음료 등을 얼마나 마시는지, 화장실 가는 횟수와 얼마나 자주 가는지, 평소 생활습관은 어떤지 등을 기록해 놓으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

[채널A 영상] ‘오줌소태’ 방광염 예방하려면…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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