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협진팀의 완벽 하모니… 침묵의 장기, 간을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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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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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산병원의 간암 치료

송태진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왼쪽 작은 사진은 소화기내과 임현준교수의 회진 모습.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송태진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왼쪽 작은 사진은 소화기내과 임현준교수의 회진 모습.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간은 침묵의 장기다. 다른 장기들은 사소한 염증만 생겨도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 간은 이상 징후가 쉽사리 드러나지 않고 문제가 상당히 커진 뒤 발견된다. 간과하기 쉽다.

한국인은 간 질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망 원인 중 5위가 간암이다. 한국인의 5%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다. 양으로 승부하는 독특한 음주문화도 간 관련 질환을 부추긴다.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방법이 다양하다.

○ 간암 완치는 조기 진단이 관건

간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혈액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검사 등을 받는다. 진단이 불분명하면 혈관촬영검사나 조직검사까지 추가된다. 하지만 반드시 조직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 섬유화 스캔도 간 상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 섬유화 스캔은 간이 굳은 정도를 측정해 간 질환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는 방법이다. 바늘을 이용한 간 조직검사와 달리 아무런 통증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간이 많이 굳을수록 간 질환 합병증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간암의 위험도도 커진다. 간암도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 확률이 높아진다. 만성 간염, 간경화 환자는 반년이나 1년 마다 간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 환자 상태 따라 치료 방법 달라져


암 치료는 종양 제거 수술과 항암제 복용으로 나뉜다. 간 기능이 매우 나쁘다면 간 이식도 고려해야 한다. 환자가 종양 제거 수술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고주파 치료 등 국소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수술 못지않게 효과적인 방법이 고주파 열 치료다. 암세포에 주삿바늘로 전류를 흘려서 고주파 열로 간암 조직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암세포가 4cm보다 작고 종양이 3개 이내일 때 효과적이다.

중기 간암 환자에겐 간 동맥 항암화학색전술이 효과적이다. 암 덩어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간 동맥을 찾아 이를 통해 항암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혈관이 막힌 환자에겐 간동맥까지 이어지는 관을 따로 삽입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간 동맥 주입식 치료법을 쓴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간 동맥 주입식 치료는 전신 항암 치료에 비해 독성이 적다. 또 간암세포를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복강경으로 후유증 없이 수술

간 절제술을 하기 전에 암 덩어리가 있는 간 조직을 잘라낸 뒤 남은 간이 얼마나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먼저 알아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간 기능 유지 △배에 물이 차지 않고 황달이 없는 경우 △종양이 적은 경우 △종양이 여러 개이지만 몰려 있는 경우 △한쪽 간에만 종양이 존재하는 경우 △종양의 경계가 분명한 경우 등으로 나뉜다. 종양 크기, 위치, 간 기능 등을 고려해서 수술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송태진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흉터와 통증이 작고 입원 기간도 1주일 이내로 짧다. 장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간 기능이 아주 좋지 않으면 간 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간 제공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후의 방법이지만 병세가 더 악화되면 이마저도 할 수 없어 마냥 미룰 수만도 없다.

○ 협진으로 암세포 완전제거

간암은 한 가지 방법으로만 치료하는 게 아니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더 그렇다. 간 동맥 항암화학색전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서 치료하기도 한다. 또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방사선 치료 등으로 상황이 호전됐다면 수술을 받기도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소화기내과의 간 전문의와 간담췌외과의 외과 전문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방사선과의 종양학 전문의 등이 유기적으로 함께 진료한다. 여러 진료과목 전문의들이 함께 진료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간암클리닉 인터벤션팀의 정환훈 교수는 횡경막 아래, 종양의 간 표면 돌출 등으로 치료가 매우 어려운 간암도 치료한다. 주변 장기를 다치지 않게 하고 암 세포를 완전하게 제거해낸다. 주요 혈관이 막힌 환자에겐 간 동맥 주입식 치료를 실시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복강경을 이용한 간 절제술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고난도의 간 이식 수술도 연이어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간암이 발견되면 암 병기 및 간 기능에 따라 치료 방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협진팀은 하나의 관현악단과 같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간암클리닉이야말로 환자에게 이런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병원”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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