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면 우울증 탈출도 빠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자신의 약점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목적-장점 북돋우면 도움”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교수 논문

우울증에 걸려도 곧 빠져나오는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을까.

의학적으로 이를 밝힌 논문이 나왔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국제학술지 ‘삶의 질 연구(Quality of Life Research)’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삶의 목적이 평소 뚜렷하고 긍정적일수록 우울증에서 빨리 ‘해방’됐다.

연구팀은 환자 121명을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 세 그룹으로 나눴다. 평소의 기질과 성품, 긍정성, 부정성, 삶의 목적, 희망도, ‘영성(靈性)’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이들을 상대로 우울증 회복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우울증 치료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일수록 덜 긍정적이었다. 늘 자신에게는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 같고, 해본다 한들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고 생각하는 성격이 많았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우울해졌다고 해도, 평소 삶의 목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회복이 빨랐다. 삶의 궤도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평소 희망, 감사의 마음이 깊은 사람도 스트레스와 우울증에서 탈피하는 속도가 빨랐다.

영성이 있는 사람도 회복력이 빨랐다. 영성은 신령한 품성을 뜻한다. 채 교수는 “영성은 종교와 다르다. 무신론자여도 영성이 있을 수 있다. ‘세상에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초월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불의의 사건을 갑자기 접했을 때, 영성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태도가 다를 수 있다.

채 교수는 “우울증이 오면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캐는 데 주력하고 그 원인을 붙잡고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근 우울증 치료는 자신의 긍정적인 강점을 북돋고 빨리 우울증으로부터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긍정적#우울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