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 사는 주부 박모 씨(59)는 50대 초반 폐경을 맞은 후 현재까지 몸무게가 20kg가량 늘었다. 살이 찌면서 가장 먼저 통증이 나타난 곳은 무릎이었다. 등산이나 배드민턴 등 예전에 즐기던 운동도 무릎이 아파 차츰 멀리하게 됐다. 운동량이 적어지자 체중 조절은 더욱 힘들어졌다. 박 씨는 인공관절수술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라고 생각해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렸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형되며 통증이 심해지자 정형외과를 찾았다. 정상적인 연골 및 주변 조직은 그대로 보존하고 손상이 있는 연골 부위만 교체하는 ‘부분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했다.》
○ 닳은 부위만 교체
정범영 청담튼튼병원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인공관절수술이라고 하면 무릎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전치환술만을 생각해 수술에 대한 부담을 갖는다. 그러나 손상된 부분만 교체하는 부분인공관절 수술도 가능하다. 검사를 통해 연골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무릎 연골이 서서히 닳아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50대 이상 중년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특히 폐경기를 겪으며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고 체중이 늘어난 50, 60대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어려워지고 양반 다리만 취해도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손상된 관절 연골은 시간이 흘러도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다리 모양의 변형이 나타날 정도로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졌다면 망가진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수술도 있지만 손상된 부분만 교체할 수도 있다.
정 원장은 “무릎에는 내측관절, 외측관절, 슬개 대퇴관절 등 3개의 관절 면이 있는데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측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 겹쳐지면서 내측 연골에 마찰이 생겨 표면이 닳거나 울퉁불퉁해지는데, 이런 때 부분인공관절 수술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수술 후에도 쪼그려 앉을 수 있어
부분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한 자기 관절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손상된 관절 부위만 인공 관절로 교체하고, 정상 관절과 관절 주위 십자인대, 힘줄 등 조직은 그대로 남겨두기 때문에 수술 후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다. 십자인대를 보존하므로 쭈그려 앉기도 가능하다.
정 원장은 “기존 인공관절 전치환술은 10∼15cm 정도를 절개해야 했던 반면 부분인공관절 수술은 작게 절개해도 된다. 절개 부위가 작아 수혈 없이 수술할 수 있고 수술 후 통증과 흉터가 작다. 또 근육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수술 다음 날 바로 보조기구 없이 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절 일부만 손상된 환자라고 해서 모두 부분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방십자인대 등 무릎 인대가 좋지 않은 환자나 고도비만 환자, 염증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부분인공관절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수술 전 충분한 검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부분인공관절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은 것이 큰 장점이지만 이 때문에 수술 시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정 원장은 “기존 관절과 부분인공관절의 균형을 맞춰 하나의 관절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므로 반드시 임상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수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병원 재활전문센터가 운동지도
수술 후 인공관절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무릎 관절 운동을 자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무릎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무릎관절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청담튼튼병원은 수술부터 재활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병원 내 재활전문센터인 튼튼스포츠를 운영하고 있다. 튼튼스포츠의 재활운동법인 SET프로그램은 디지털 체형분석으로 수집한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일대일 맞춤운동 처방을 내리는 방식이다. 환자는 SET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상태에 맞는 근력 강화 운동, 스트레칭 운동, 유산소 운동, 관절가동범위 운동 지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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