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경분의 1초 단위로 깜빡이는 빛을 활용해 살아 있는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생체 현상의 근본적인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초고속 나노 바이오 현미경의 개발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정태문 초강력레이저연구실장과 김이종 선임연구원은 초강력 레이저를 활용해 아토초(100경분의 1초) 극자외선의 광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빛의 파장은 수분에 흡수되지 않는 ‘물투과창 영역’에 해당한다. 수분을 머금고 있는 세포를 투과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세포의 변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카메라로 연속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가 터지는 것처럼 1초에 100경 번 빛을 쏘아주면 세포 내 에너지의 전달 과정, 유전자의 파괴와 복구 과정 같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생명체 현상을 포착해낼 수 있다.
연구진은 ‘흔들리는 비행거울’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사용해 아토초 광원을 개발했다. 흔들리는 비행거울이란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 앞뒤로 흔들리는 것처럼, 초강력 레이저를 받고 유리 표면에서 튀어나온 전자를 광자와 충돌시키면 흩어지면서 아토초 빛이 나오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들어낸 아토초 광원을 다시 거울에 반사시키는 방법으로 기존 모델보다 훨씬 짧은 파장 4.9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의 아토초 극자외선 광원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 실장은 “물투과창 영역의 아토초 극자외선은 초고속 나노 바이오 영상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도 치열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라며 “이번 성공으로 선진국의 다른 그룹들보다 최소 2년 정도 기술력이 앞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1월 27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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