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에서 연구 중인 화성탐사 무인기 아레스(ARES)가 화성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4대 1세트에 1조3000억 원이라는 도입 비용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2년 앞두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감시수단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는 1998년 처음 개발돼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1년 일본 쓰나미 원전 사고 현장 상공에서도 활약하는 등 전 세계를 휘저으며 충분한 성능 검증도 마친 상태다.
○ 비싼 유지비 어떻게 감당하나
글로벌호크가 고도 20km를 비행하면서 1만5000km² 범위에서 움직이는 목표물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남짓. 지상 30cm 크기를 구별할 수 있는 해상도로 서울시의 10배 면적인 7600km²를 촬영하는 데 24시간이면 충분하다.
글로벌호크의 가장 큰 약점은 유지비. 한 공군예비역 관계자는 글로벌호크 1세트의 유지비를 현재 우리 공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전투기 135대의 유지비보다 많은 3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구삼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은 값비싼 유지비의 원인으로 글로벌호크의 가스터빈 엔진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보잉사의 ‘팬텀아이’나 에어로바이론먼트사의 ‘글로벌옵서버’ 등은 비효율적인 가스터빈 엔진 대신 효율이 높고 공해물질 배출도 ‘0’인 수소연료전지 모터를 사용한다.
○ 무인기 납치 가능할까
그렇다면 대당 3000억 원이 넘는 고가의 무인정찰기를 적대국이 납치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2011년 12월 미국의 최신 스텔스 무인정찰기 ‘센티널’을 이란 군부가 포획한 바 있다. 당시 이란은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교란하는 GPS스푸핑(spoofing) 기술로 무인기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GPS스푸핑이란 위성에서 쏘는 GPS 신호를 지상에서 똑같이 쏴서 무인기가 자신의 위치를 착각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위치정보를 속일 수 있는 만큼 목적지 역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이 기술이 가능한 것은 지상에서 2만 km 떨어진 궤도를 도는 GPS 위성의 신호가 지상에서 쏘는 가짜 신호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 화성에서도 활약할까?
앞으로는 우주에서 활약하는 무인기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레스’라는 무인항공기를 화성에 보내기 위한 계획을 짜고 있다. 지상 탐사로봇에 비해 무인기는 넓은 곳의 영상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구의 100분의 1 수준의 대기밀도와 지구의 3분의 1 수준의 중력을 가진 화성을 날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우선 지구에서보다 6배 더 빨리 날거나 덩치가 6배 더 커져야 한다. 또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가 평균 5000만 km나 되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스스로 비행할 수 있는 자동비행 기술을 갖춰야 한다. 무인기는 극한을 실험하기 좋은 도구다. 태양에너지 무인기는 한 번 이륙한 후 6개월 동안 땅에 내려오지 않을 수 있고, 로켓 글라이더인 팰컨 HTV-2는 서울에서 미국 뉴욕까지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마하 20이라는 어마어마한 속도의 기록을 갖고 있다. 무인기의 극한의 여정은 어디서 끝날까. 과학동아 2013년 2월호에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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