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지상 발사설비 보호 위해 900m 상공까진 ‘기우뚱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1일 03시 00분


■ Q&A로 풀어본 나로호

두 번의 실패와 열 번의 연기 끝에 나로호가 마침내 발사에 성공했다. 나로호가 하늘 문을 활짝 열고 화려하게 우주로 비상한 것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나로호는 왜 휘청거리며 하늘로 올라갔나.

A. 나로호는 곧장 하늘을 향하지 않고 기우뚱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켓에 문제가 생겼나’ 하고 걱정할 수 있지만 실은 미리 계획된 ‘회피 기동’이다. 이륙 직후 10초 정도 동북쪽으로 기울어진 이 움직임은 발사대에 남은 이렉터, 각종 전선 등을 뜨겁고 강력한 불꽃에서 보호한다. 이 방향으로 20초간 더 비행한 나로호는 상공 900m 지점에서 ‘킥 턴(kick-turn)’으로 수직에 가까운 진행 방향을 되찾았다.

Q. 나로호를 왜 오후에 쐈나.

A. 발사 예정시간은 오후 3시 55분부터 7시 30분 사이였고 오후 4시에 발사됐다. 이 시간을 고른 이유는 위성이 태양과 마주 볼 수 있는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launching window)’이기 때문이다. 태양전지판으로 에너지를 얻는 나로과학위성이 에너지를 잘 공급받으려면 궤도에 도달했을 때 태양과 마주 보는 게 좋다. 오후에 발사하면 발사 8시간 전부터 작업하는 연구원의 밤샘 작업도 피하게 돼 실수도 줄일 수 있다.

Q. 우주로 올라간 나로과학위성은 1, 2차 때 위성과 어떻게 다른가.

A. 나로과학위성은 앞서 발사에 실패하면서 잃은 과학기술위성 2호를 대체한 위성이다. 하지만 시간과 예산이 부족해 당초 계획했던 과학기술위성에 비해 기능이 단순해졌고, 수행할 수 있는 임무도 줄었다. 가장 큰 임무는 정상 궤도에 진입해 나로호가 위성을 쏘아 올릴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검증하는 것이다.

Q. 나로호와 은하3호의 다른 점은….

A. 길이 33.5m에 무게 140t인 나로호는 3단 로켓인 은하3호(길이 30m, 무게 91t)보다 조금 크고 무겁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기로 쓸 수 있는지 여부다. 나로호는 산화제로 영하 183도 액체산소를 써 발사 준비가 오래 걸리므로 무기로 쓰기 어렵다. 반면 은하3호는 산화제로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질소산화제를 써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무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Q. 한국은 몇 번째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가입국인가.

A. 스페이스 클럽은 자국 땅에 우주발사장을 두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위성을 자국 로켓에 실어 쏘는 데 성공한 나라를 이르는 말이다. 러시아(1957년)를 시작으로 미국(1958년) 프랑스(1965년) 일본(1970년) 중국(1970년) 영국(1971년) 인도(1980년) 이스라엘(1988년) 이란(2009년) 북한(2012)까지 이름을 올렸다.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11번째 스페이스 클럽 국가가 됐다. 그러나 북한의 위성이 신호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어, 나로호가 10번째라는 주장도 있다.

Q. 향후 개발할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Ⅱ)는 3단인데 나로호는 왜 2단인가.

A. 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는 단번에 제 궤도까지 갈 수 없으므로 2∼4단 로켓을 나눠 사용한다. 나로호처럼 지구 저궤도, 즉 지상 200∼5500km에 위성을 올리는 로켓에 액체엔진만 쓴다면 3단, 상대적으로 추진력이 약한 고체엔진만 사용하면 4단으로 설계한다. 나로호의 1단은 액체엔진, 2단은 고체엔진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쏜 위성이 100kg 안팎으로 가볍기 때문에 2단으로도 충분히 속도와 힘을 낼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KSLV-Ⅱ는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700km까지 올릴 수 있는 발사체다. 나로호와 달리 3단 로켓으로 구성된다.

Q. 나로우주센터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나.

A.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건설된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의 조립과 발사, 비행통제 등이 이뤄진 한국 최초의 우주센터다. 앞으로 나로우주센터는 후속 프로젝트인 ‘한국형 우주발사체’에 활용될 계획이다.

박태진·유용하 동아사이언스기자 tmt1984@donga.com
#나로호#발사설공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