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건강하게!]<5·끝>만성콩팥병환자 식이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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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4일 03시 00분


야채는 데치고 국은 건더기만… 바나나 대신 사과 - 포도를

만성콩팥병은 올바른 식이요법을 잘 실천하면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염분과 칼륨이 적게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만성콩팥병은 올바른 식이요법을 잘 실천하면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염분과 칼륨이 적게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 콩팥(신장) 안에는 핏속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사구체(絲球體)’라는 조직이 있다. 사구체가 손상되면 단백질이나 적혈구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배설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가 만성적으로 손상되는 병이다. 어느 정도 진행된 만성콩팥병은 만성신부전증으로 분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06년 8만5141명에서 2010년 11만6762명으로 37.1% 늘었다. 》

현재까지는 악화된 신장 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치료제가 없다. 가급적 일찍 발견해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물론 콩팥이 한 번 나빠지면 좋아지지 않는다거나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건 아니다. 철저하게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면 병이 진행되는 걸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의 권영주 고강지 교수와 함께 신장병을 이기는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 싱겁게 먹는 게 우선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싱겁게 먹는 습관이다. 소금은 혈압을 올리고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준다. 한국 음식 중에는 짜거나 국물이 있는 종류가 많다. 염분을 정상 수준보다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하루 권장 염분 섭취량은 15g이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이 양의 3분의 1 수준인 5g 정도가 적당하다. 젓갈과 장류를 적게 먹고 찌개류나 밀가루 음식도 삼가는 게 좋다.

국물에는 소금이 많이 녹아 있다. 아무리 맑은 국이라도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지 말고 찌개에 밥을 비벼먹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생선을 조리할 때는 소금을 뿌리지 않고 굽거나 식물성 기름에 튀기자. 김에는 소금을 뿌리지 말고 들기름이나 참기름만 발라서 구워 먹어야 한다. 물미역 파래는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소금기를 충분히 빼는 게 좋다.

간을 할 때는 소금이나 간장 대신 식초 고춧가루 후추 등을 적절히 사용하는 게 염분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예 반찬에 간을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조리된 반찬을 간장 식초 등으로 만든 묽은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된다.

당장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건 쉽지 않다. 음식에 넣는 염분의 양을 조금씩 줄여서 서서히 싱거운 맛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식탁에는 소금을 올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자. 간식이나 통조림 식품에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을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 칼륨 적게 함유된 음식 먹어야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몸에서 사용된 뒤 배설된다. 배설되는 노폐물을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질은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돼 폐나 피부 등을 통해 배출되지만 단백질은 신장으로 배설된다.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단백질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체중 kg당 단백질은 0.6g 이하가 적당하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대개 야채나 과일에 풍부한 칼륨을 제대로 배설하지 못한다. 이런 환자는 칼륨을 많이 섭취하면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칼륨 섭취량을 낮추려면 야채는 날로 먹기보다는 잘게 잘라 물에 30분 정도 담근 후 데쳐 먹는 게 좋다. 검정쌀 보리 현미 녹두 팥 같은 잡곡류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밤 은행 등엔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쌀밥 밀가루 백설기 절편 꿀떡 가래떡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검은콩은 두부로 섭취하고 칼슘은 멸치 대신 우유나 두유로 보충해야 한다.

부추, 아욱, 근대, 시금치, 쑥, 말린 채소, 양송이버섯에도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야채는 물에 삶아 여러 번 헹궈내 칼륨을 제거한 뒤 조리하거나 재료가 잠길 정도로 찬물에 두 시간 이상 담갔다가 조리하면 칼륨을 줄일 수 있다.

과일 중엔 바나나, 참외, 키위, 멜론, 천도복숭아, 말린 과일(곶감과 건포도)이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런 과일 대신 사과 파인애플 포도 연시가 좋다. 껍질은 제거해 먹으면 도움이 된다.

만성콩팥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염분과 단백질이 적게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하게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무조건 적게 먹기보다는 필요한 만큼 충분한 열량을 섭취해야 한다.

약물을 적절하게 먹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여러 약제는 대부분 콩팥으로 배설되면서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본인의 콩팥 기능에 적합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건강보조식품이나 달여 먹는 식물은 콩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만성콩팥병환자#식이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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