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폭탄... 원인은 '소셜커머스 앱' 김정미(25세, 가명) 씨는 지난달 휴대폰(스마트폰) 요금 고지서를 보고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료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해 '요금폭탄'을 맞은 것(데이터 제한 요금제 사용자). 원인을 살펴보니 얼마 전 이용했던 T사 소셜커머스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화근이었다. 해당 T사 고객센터에 1분당 소모되는 데이터량에 대해 문의하니, 전용앱을 사용하면 1분에 약 5MB의 데이터가 소모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씨는 "소셜커머스를 통해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려다 되려 물건 값보다 통신요금을 더 낸 꼴이 됐다"고 토로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소셜커머스 4사 평균 '1분당 13.11MB'
그렇다면 정말 T사의 답변대로 1분당 소모데이터량이 5MB정도인지 직접 측정해 봤다. 여기서는 국내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인 T/C/G/W 4개사의 전용 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데이터 소모량 측정은 'My Data Manager' 앱과 갤럭시 노트2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소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사용' 서비스를 이용했다. My Data Manager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테스트에 사용한 휴대폰 기종은 삼성 '갤럭시노트2'다(4G LTE).
단 1분당 소모데이터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현실적으로 모호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페이지당 표현하는 텍스트와 이미지 형태나 크기 등이 앱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즉, 용량이 큰 이미지 파일은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소모하므로 조회 상품에 따라 테스트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여기서는 해당 앱을 실행해 1분동안 전체 상품을 살펴본 뒤 2개 상품의 '상세보기'를 눌러 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장 먼저 T사 앱을 실행하니 '오늘의 추천' 상품 15개와 '추천 기획전' 상품 6개, '베스트' 상품 30개, '내 주변 상품' 5개 등 총 56개 상품 목록이 표시됐다. 오늘의 추천 상품 중 1개 상품을 고르니 상품 정보 페이지로 이동했고, 대표 이미지와 간략한 상품 설명, 할인율,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상품리뷰 자세히 보기'에서 볼 수 있다. 원하는 사용자만 선택적으로 볼 수 있어 유용하지만, 상품 한 개를 보는데 세 페이지를 이동해야 하니 데이터 소모량이 클 수밖에 없다. 한편 C사 앱의 경우 메인페이지가 '오늘의 추천', '오늘마감', '신규상품' 등으로 분류되며, G사는 '오늘의 딜', '지역선택', '모든딜' 등으로, W사는 '베스트', '추천상품' 등으로 나뉘어 표시된다.
1분 동안 각 앱의 데이터 소모량을 측정한 결과 T사는 12.96MB, C사는 12.34MB, G사는 12.37MB, W사는 14.77MB 순으로 나타났다. 각 사 평균 1분당 약 13MB의 데이터가 소모되는 것이다. 1분당 5MB가 소모된다는 T사 소셜커머스 측의 답변과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57분'이면 한달 치 데이터 '바닥'
1MB의 데이터량을 쉽게 가늠하려면 '카카오톡'과 비교해보면 된다. 카카오톡에서 메시지 한 건을 보내는데 필요한 데이터량은 약 0.2KB 수준. 즉 1MB면 약 50~60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서비스는 1MB로 2분 정도 통화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은 1분당 약 1.5MB 정도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위 결과와 비교하면 소셜커머스 앱의 데이터 소모량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현재 이동통신 3사 LTE전용 요금제의 최저 데이터량은 고작 550~750MB 내외다. 앞의 테스트 결과를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LTE34 요금제(750MB 제공)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소셜커머스 사용 57분만에 데이터가 '동'이 난다는 결론이 나온다. LTE전용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라면 '요금 폭탄'의 공포를 안고 소셜커머스를 사용해야 한다. 데이터 사용량 제한, 설정만이 살 길
이 같은 사실을 각 사 소셜커머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소모되는 데이터량을 명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거나 "안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쇼핑'이라는 특성 때문에 데이터가 많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들의 답변이다. W사 홍보담당자는 "제품을 상세하게 보여주려다 보니 다른 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해상도의 이미지가 많다"며, "보고자 하는 거래 상품 페이지가 소비자들의 눈에 쉽게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T사 관계자는 "현재는 PC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 데이터량 소모 문제에 대해 별도로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으며, G사 관계자는 "쇼핑 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C사는 LTE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전용 앱 이용에 따른 데이터 소모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가 많이 소모된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갖고 최대한 사진 이미지를 압축해서 올리고 있다"며 "이밖에도 모바일용 콘텐츠 제작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팀)을 꾸려 대응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혹시 사용자가 직접 '요금폭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요금폭탄을 막으려면 데이터 사용량을 수동으로 설정해 제한하거나, 각 통신사의 '안심요금제'와 같은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시스템설정'에서 '데이터사용'을 선택하고 '데이터사용제한'을 지정하면 제한 용량 초과시 모바일 데이터 연결이 자동 해제된다. 안심요금제는 각 통신사마다 한 달에 1만원 정도를 내면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소진할 경우 데이터 사용 범위를 제한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KT와 LG유플러스의 안심요금제는 9,900원(부가세 포함)이며, SK텔레콤은 9,000원(부가세 포함)에 이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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