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에 바람잘 날은 오지 않을 모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구글의 주 수입원인 맞춤 광고에 문제가 있다는 동영상을 게시했기 때문이다. 맞춤 광고는 구글 비즈니스의 핵심인 만큼 한바탕 파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MS가 구글의 메일 서비스 '지메일(Gmail)'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MS는 'SCROOGLED!(스크루글드, 스크루지+구글)'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구글이 사용자 이메일의 내용을 엿보고 있다는 동영상 광고를 게재했다. 구글의 '맞춤 광고'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MS는 광고를 통해 "지메일 사용자의 70%가 구글이 맞춤 광고를 위해 개인 이메일의 내용을 수집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30%의 사용자 가운데 88%는 구글의 이메일 내용 수집을 반대한다"고 밝혔다(GfK 조사기준). 또한 자사의 이메일 서비스 '아웃룩(Outlook.com)'은 이메일 보관함 내에 광고를 삽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MS가 구글을 비판한 이유는 이메일 서비스 점유율에서 찾을 수 있다. MS의 아웃룩(구 핫메일)과 구글의 지메일은 이메일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싸우는 경쟁관계다. 지난해 6월, 구글은 지메일 사용자가 4억 2,500만 명에 달해 지메일이 세계 최대의 이메일 서비스에 올라섰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MS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MS는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의 자료를 근거로 구글의 발표는 틀렸다고 주장했다. 컴스코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시장 1위는 핫메일(현 아웃룩)이다. 이처럼 양사는 한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MS의 광고에 구글은 즉각 반박했다. 구글은 "직원이 직접 이메일을 열람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특정 키워드만 추출하는 것이라 사생활 침해라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맞춤 광고, 광고의 혁신 아니면 사생활 침해?
그렇다면 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지메일 내 맞춤 광고가 대체 뭐길래 이리 다투는 걸까. 맞춤 광고란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광고를 보여주는 일반 광고와 달리 특정 개인 및 집단을 대상으로 제작한 광고다. 구글은 지메일 사용자 개개인에게 전혀 다른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 사용자가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특정 단어를 파악해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광고를 띄우는 것이다. 해당 광고는 지메일에 로그인한 후 이메일 보관함 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의 맞춤 광고는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광고를 보여주는 만큼 일반 광고보다 그 효과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메일의 특정 단어를 추출해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알고리즘 때문에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맞춤 광고를 포기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검색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유명하지만, 사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광고사다. 지난해 501억 7,500만 달러(약 53조 4,000억 원)의 매출 가운데 96%가 광고 수입에서 나왔다. 맞춤 광고는 검색 광고와 함께 구글 광고의 축이다. 현재(2013년 2월 8일 기준) 사용자가 지메일의 맞춤 광고를 차단할 방법은 없다. 구글은 마음에 들지 않는 특정 광고를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맞춤 광고 자체를 차단하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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