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보고서 가져와" "네, 부장님 잠시만요" 보고서를 올리는 것이 일인 김대리, 오늘도 중간 관리자의 애환을 느끼며 탕비실로 향한다. 탕비실에서 인쇄 결과물을 들고 오며 문뜩 생각이 든다. '서류 뽑을 일이 잦은데… 내 전용 프린터를 한대 두면 안될까' 총무팀에 전화해 물어보니 예산이 없단다. 간곡히 부탁하니 그제서야 20만 원 이내라면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20만 원 이하 제품 가운데 쓸만한 게 있으려나…' 후지제록스에서 김대리처럼 문서출력이 잦은 이들을 위해 18만 원대(인터넷 최저가 기준) 컬러 레이저 복합기(프린터+복사기+스캐너)를 출시했다. 경쟁사의 동급 제품 대다수가 흑백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한 제품이다. 바로 'Docuprint CM205b(이하 CM205b)'다.
단지 가격이 저렴한 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양도 준수하다. 인쇄 해상도는 1,200x2,400dpi(Dot Per Inch, 인쇄물이 얼마나 선명한지 나타내는 단위)이며, 첫 페이지 출력시간은 15초에 불과하다. CM205b가 어떤 제품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문서 출력은 적합, 사진 출력은 조금 미묘
무엇이든 결과물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프린터만큼 인쇄 결과물이 중요한 제품도 없을 듯하다. CM205b의 문서 출력 기능은 합격이다. 글씨가 또렷하고, 진하게 인쇄된다. 색 번짐 현상도 없다. 앞의 김대리처럼 문서 출력이 잦은 직장인을 타겟으로 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사진을 출력해보니 미묘했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색상은 이상 없이 표현했고, 그림의 외곽 디테일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인쇄물에 노이즈(Noise)가 상당하고, 그라데이션(gradation, 색의 경계) 구분이 불명확했다. 김대리처럼 주로 문서를 뽑고 가끔 그림을 인쇄할 사용자라면 만족하겠지만, 그림 인쇄 위주의 사용자에게 추천하기는 어렵다. 특히 포토용지로 사진을 뽑을 경우 그림의 섬세함이 상당히 죽어버리는 점이 아쉽다.
기능은 필요한 것만 쏙쏙, 누구라도 쉽고 간단하게
이제 CM205b의 기능적인 면을 살펴보자. 일단 인쇄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첫 페이지 출력에 15초 이후 초당 2매씩 인쇄한다. 다만 예열시간은 40초 내외로 조금 긴 편이다. 복사기와 스캐너로서 기능도 준수하다. 복사할 인쇄물을 올려놓고 실행 버튼을 누른 순간 재빠르게 복사, 스캔되며, 스캔의 경우 확장자도 PDF, JPG, TIFF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버튼 배치도 훌륭하다. 제품 상단에는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 버튼이 있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인쇄, 복사, 스캔으로 재빠르게 전환된다. 왼쪽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흑백출력에서 컬러출력으로, 또는 그 반대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LCD 창을 배치해 4가지 토너(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검은색)의 상태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흑백 인쇄가 잦은 점을 감안해 검은색 토너를 추가한 점도 이채롭다. 용지 함을 두 개로 나눈 점은 장점이다. 경쟁사의 동급 제품 대다수는 용지 함이 하나다. A4뿐만 아니라 A5, B5 용지도 삽입할 수 있으며, 엽서나 포토용지도 집어넣을 수 있다.
프린터 본체뿐만 아니라 PC에서도 프린터의 설정을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용지종류, 대기시간, 경고음의 크기 등 사소한 점까지 하나하나 설정할 수 있다. 기능 면에서는 만족스럽지만, 단점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일단 USB 메모리에서 파일을 직접 불러들여 문서를 인쇄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지만, 활용도 면에서 아쉽다. 파일형식이 FAT32이어야만 USB 메모리를 인식하며(NTFS 인식 불가), 확장자도 PDF만 지원한다. USB 메모리 인쇄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최소 JPG, TXT, DOC(DOCX) 정도는 지원해야 한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되길 바란다. 예열 시 특유의 휘발성 냄새가 나는 점도 문제다. 리뷰 제품이 새 것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쪼록 CM205b를 조금 떨어뜨려놓고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
사무실, 가정 어디에나 어울리는 디자인
CM205b는 외부를 살짝 광택이 나는 검은색으로 칠해 어디에나 무난하게 녹아 든다. 크기도 다른 레이저 복합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품 윗부분을 살짝 들어올려 문서를 대량으로 인쇄해도 된다. 인쇄물이 없을 때에는 닫아두어도 된다.
토너 교체도 쉽다. 제품 왼쪽을 살짝 힘주어 당기면 나타난다. 교체할 일이 드물지만, 드럼(용지를 가열해 인쇄를 증착하는 부분)도 제품 뒷면을 열면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M205b는 개인이 홀로 옆에 두고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성능도 나무랄 데 없다. 다만 개인용을 표방하는 만큼 LAN 연결은 불가능하고, USB 연결만 가능하다. LAN 연결이 필요한 사용자는 M205b보다 좀 더 상위 모델이 있으니, 그쪽을 눈 여겨 보는 편이 좋겠다. 김대리처럼 문서 출력이 잦고, 총무팀을 잘 설득한 자신이 있는 사용자 또는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을 갖춘 복합기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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