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껌을 씹기만 해도 사람의 뇌는 음식을 먹는다고 간주해 허기를 가라앉혀줌으로써 과식을 막아준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말에는 매일 껌 15통(150개)을 3개월간 씹고 물만 마셔 체중을 14kg 뺐다는 여성이 TV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껌은 정말 살 빼는 데 효과가 있을까?
껌, 특히 박하향 껌이 식욕을 억제하거나 체중 감소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건강식품인 과일이나 채소를 멀리하고 열량이 높은 과자나 사탕에 손을 가게 유도해 살이 더 찔 위험이 있다고 한다.
'식습관(Eating Behaviors)' 저널 4월호에 실린 연구결과를 인용한 외신보도에 따르면 박하향 껌을 씹다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 이상한 맛을 느낀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 크리스틴 스워보다 씨는 "양치질 후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 맛이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의 제니퍼 템플과 함께 44명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이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슬롯머신 스타일의 게임을 시키고 상품으로 음식을 줬다. 한쪽에는 귤과 포도 다른 쪽에는 감자 칩과 초콜릿과자가 제공됐다.
게임 시작 전 참가자 절반에게 과일향 껌 또는 박하향 껌을 씹게 했다.
그 결과 박하향 껌을 씹은 이들 중 상품이 과일인 실험대상자의 게임 지속시간이 눈에 띄게 짧았다. 과일이 맛없게 느껴져 동기부여가 잘 안 된 탓이라는 분석. 반면 과일향 껌을 씹은 이들은 의미를 부여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일주일간 껌을 씹을 때와 씹지 않을 때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지도 조사했다. 이번에도 식사 전 박하향 껌을 씹게 했다.
그 결과 껌을 씹으면 식사량이 줄었으나 칼로리는 줄지 않았다. 영양분 섭취는 줄었지만 열량 섭취량은 같았다는 것으로 치즈버거 같은 고열량 음식을 먹었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껌 속 박하향이 과일과 채소의 맛을 이상하게 느끼게 해 건강식품을 멀리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치즈버거 같은 열량 높은 음식을 찾게 될 확률이 높아져 살을 빼기 어렵게 된다고.
이 연구결과와 관련해 워싱턴 대학의 식습관 전문가 브렛 카터는 "흥미로운 연구결과이긴 하지만 장기간 박하향 껌을 씹으면 식습관이 어떻게 변할수 있다는 것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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