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자체개발한 고혈압 약제, 51개국 수출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한미약품의 ‘아모잘탄’ 개발을 기점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복합신약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개량신약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판도를 뒤흔들던 한미의 저력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제제연구를 주도해 온 우종수 부사장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국내 제약기술 발전 단계의 고비마다 굵직한 이정표를 세운 한미약품의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2009년 6월 국내 첫 발매된 아모잘탄은 약효작용 원리가 서로 다른 CCB(캄실산 암로디핀) 및 ARB(로살탄 칼륨) 계열 고혈압 치료제를 결합해서 개발한 복합신약이다.

아모잘탄은 출시 4년 만에 연매출 600억 원대를 달성한 의약품으로, 단일제 중심이었던 고혈압 치료제 시장을 복합제 중심으로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1조4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중 혈압조절을 위해 2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병용처방군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한미약품 측은 “CCB와 ARB 복합제인 아모잘탄은 고혈압 치료의 추세인 병용처방에 필수적인 약제”라며 “두 가지 약물을 따로따로 복용하는 경우에 비해 약값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모잘탄은 CCB, ARB 복합제 중에서 유일하게 ‘초기치료 적응증’을 획득해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 환자(수축기 혈압 160mmHg 또는 확장기 혈압 100mmHg 이상)의 초기 치료 때부터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미약품에 아모잘탄은 ‘혁신’의 의미가 담긴 특별한 제품이기도 하다. 한 해 수십조 원을 쏟아 붓는 다국적 기업의 R&D에 맞서 철저한 한국형 R&D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회사인 MSD와 네 차례 계약을 통해 세계 51개국 수출계약을 맺음으로써 복합신약 개발 역량을 세계에 입증해 보였다. 국내 제약기업이 개발한 의약품을 다국적 제약회사가 도입해 세계로 수출하는 사례는 한미약품이 최초로, 국내 제약회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D와의 계약은 또 다른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한미약품이 본격적인 복합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맺는 원동력이 됐다. GSK, 사노피아벤티스 등 굴지의 다국적사들이 잇따라 한미와 복합신약 공동개발 제휴를 맺는 기폭제가 됐다.

또 아모잘탄의 혈압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다룬 임상시험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등재되면서 국제적인 공신력을 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1년 12월 BMC(BioMed Central Research Note)와 지난해 1월 AJCD(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 Clinical Therapeutics에 아모잘탄의 임상 결과를 등재했다. 한미약품 측은 “아모잘탄은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입하며 한국 의약품 연구개발사를 새롭게 써 왔던 한미약품 노력의 결실”이라며 “복합제 선호도와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글로벌 시장을 관통한 최초의 국산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