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PT)은 세련되고 화려하게, 멋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PT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다. 멋지지 않아도 이기는 PT를 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평가 위원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P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의응답’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들은 ‘PT 발표, PT 장표, 제안 요약서’ 순이다. 오히려 보통 시간을 가장 많이 들여야 하는 제안서는 덜 중요하다. 또 PT때 서두는 주의 집중으로 시작하고, 본론은 3S-State(주장), Support(증명), Summary(요약)로 핵심 포인트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무리는 강렬하게 하되 시간을 끌거나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
제안 프레젠테이션(PT)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戰場)이다. 여기서는 ‘세련되고 멋진’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라 ‘이기는’ 프레젠테이션 이 필요하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철저하게 승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련될 필요도 없고, 심지어는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궁극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그것이 성공적인 제안 프레젠테이션이다. 이기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질의응답에 승부를 걸어라
대학교수인 당신은 어제 늦게까지 친구와 술자리를 함께 했고 오늘 오전 9시에 조달청에 평가 위원으로 앉아있다. 귀찮기도 하고 수당도 많지 않았지만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신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고 싶어서 평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조달청 직원의 오리엔테이션 후에 배포된 제안서의 양에 기가 질렸다. 늦은 술자리로 컨디션도 안 좋은데 300쪽이나 되는 제안서가 5권이나 되다니. 점심시간까지 1시간 30분 남짓 남았으니 제안서당 검토 시간이 20분 정도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1.제안 요약서를 훑어보고, 대충 순위를 결정한 후에 프레젠테이션 때 확인한다.
2.전공 분야인 LED 기술 적용 섹션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후 프레젠테이션 때 물어볼 질문을 메모한다.
3.대충 있다가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결정하기로 한다.
방위산업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대개 제안서 평가에 할당되는 시간보다 제안서의 분량이 훨씬 많다. 제안서를 다 검토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그래서 대체로 평가 위원들은 위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 위원들의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질의응답 > 프레젠테이션 > PT장표 > 제안 요약서 > 제안서
제안 평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은 프레젠테이션 질의응답이다. 제안서는 가장 영향력이 낮다. 평가 위원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제안 내용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가자가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제안서보다는 제안 요약서를 보게 된다.
PT 장표는 제안 요약서보다 전략을 잘 구현할 수 있는 도구다. 제안 요약서에서 메시지를 강조하기는 어렵다. 그림을 삽입한다거나 글씨를 크게 하거나 굵게 강조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PT 장표는 과감한 생략과 비주얼화가 가능하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
물론, PT 장표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PT 장표가 아니라 PT임을 명심해야 한다. 실패하는 대부분의 PT는 PT 장표가 주인공이 되고, 발표자는 보조가 되어 PT를 그대로 읽고 있는 경우다. 성공적인 PT를 하려면 질의응답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질의응답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변별력이 생긴다. 발표자는 PT에서 애매하거나 불리한 내용은 숨기거나 무시할 수 있지만 질의응답에서 피할 수는 없다.
제안을 준비할 때 영향력이 큰 순서대로 집중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현실은 우선 순위와 반대다. 제안서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PT의 질의응답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은 제안서 초안이 나오면 서둘러 제안 요약서와 PT 장표를 작성한다. 왜냐하면 승부는 늘 PT에서 나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순서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PT를 준비할 때는 평가자들이 인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논리적 이해뿐만 아니라 정서적 공감도 중요시한다. 그들은 분석적인 잣대로 점수를 주지만 때로는 제안서의 이미지와 발표자의 신뢰감에 점수를 주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PT 시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침 9시에 PT를 한다면 발표자의 목이 풀리지 않아 목소리가 좋지 않게 들릴 수 있다. 반면 평가자들은 가장 환기되어 있는 상태여서 의미 있고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려 할 것이다. 또 점심식사 후에 시작되는 PT는 대체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점을 미리 감안해 대비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PT 첫 번째 순서라면 이 프로젝트를 평가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설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네 번째 PT인데 다른 팀들과 똑같이 배경 설명을 하고 있다면 평가자들은 매우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건 경쟁자와 자신의 순서다. 경쟁자보다 먼저 한다면 경쟁자를 공략하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프로젝트를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하므로 차별화 포인트를 설득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경쟁자보다 나중에 한다면 이미 평가 위원들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의 차별화 요소를 설득하는 데 시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경쟁자가 깔아놓은 전략적 함정에 걸려들 위험이 있다. 순서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PT를 경쟁자보다 먼저 한다면 적극적으로 경쟁자를 공략하고, 나중에 한다면 차별화 요소를 부각시키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서두는 주의집중으로 시작하라
오후 3시쯤 세 번째 발표자로 회의장을 들어가 본 경험이 있는가? 따뜻한 햇빛이라도 비추면 발표하는 사람은 평가 위원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한다. 평가자들은 다른 팀과 다른 장표, 다른 주장, 다른 내용을 원한다. 이를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시작(Opening)과 마무리(Closing)를 위해 시간의 20%를 떼어놓고, 남은 시간을 3분으로 나눈다. 예를 들면 20분 중에서 본론에 사용 할 수 있는 시간은 80%인 16분이고 16분 동안 당신이 충분히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는 1포인트당 3분을 사용하면 최대 5개가 될 수 있다.
서론(2분) + 본론(5개 포인트 X 3분= 15분) + 결론(2분)
서두는 주의 집중(Attention)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첫 문장을 사전에 충분히 익힌 후 현장에 입장하라. 평가 위원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시작하지 말고, 잠시 침묵을 유지한 뒤 모두가 바라보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시작하라. 시작은 다음 기법들 중 하나를 사용하라.
삽화, 유머, 일화, 인용구, 스토리
본론은 3S를 강조하라
본론은 3S - State(주장), Support(증명), Summary(요약)로 핵심 포인트를 강조해야 한다. 3S는 PT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기법이다. 제안서는 헤드라인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핵심 메시지를 먼저 강조한 뒤 이를 설득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본론 시작 사례
1. 포인트를 설명하라. (주장, State) : “저희 제품의 첫 번째 특징은 이렇습니다”
2. 포인트를 입증하라. (증명, Support) : “여기 관련된 통계청 자료를 제시합니다”
3. 포인트를 요약하라. (요약, Summary) : “이로 인해 귀사의 문제는 이렇게 해결됩니다”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단어가 아닌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흡수한다고 말한다. 아래 비주얼이 좋은 사례다. 98%의 범용성을 젊은 여성의 웃음을 통해서 이미지화한 예다. 오른쪽 그림처럼 내용이 복잡할수록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는 것보다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더 강력하다.
마무리는 강렬하게 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끌거나 새로운 이슈를 말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이고, 그 이슈를 우리는 어떤 솔루션으로 해결할지를 한두 문장으로 말하라.
글 /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쉬플리코리아
쉬플리코리아(대표 김용기, http://www.shipleywins.co.kr)는 제안 및 입찰 전문 컨설팅 기업인 '쉬플리'의 한국 지사이며, 국내 유수의 방위 산업체에 제안과 관련된 각종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대표
김용기 대표는 7년 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쉬플리 아시아 퍼시픽과 함께 2008년 4월 쉬플리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국내 유수 방위 산업체 및 7개 기업에 20여 개 제안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80% 이상의 높은 사업 수주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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