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펴자마자 이런 문구가 눈에 띈다. '이 책을 손에 쥐었을 때 라쿠텐의 이름을 들어본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저자의 생각대로 라쿠텐을 일본 야구, 인터넷 쇼핑몰 정도로만 아는 사람이 허다하다.
라쿠텐은 ‘야후 재팬’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의 인터넷 기업이다. 이제야 호기심이 생기는가? 라쿠텐을 인터넷 쇼핑몰 정도로만 알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 ‘라쿠텐 스토리’를 읽어보자. 라쿠텐이 정확히 무슨 기업인진 몰랐다 하더라도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사실 라쿠텐이라는 회사를 소개하는 책은 드물다. 주위를 둘러보면 죄다 애플, 삼성 얘기뿐이다. 심지어 제조업 분야에서 유명한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등과 관련된 책도 다양한데, 정작 일본 인터넷을 책임지는 라쿠텐 관련 책은 적다. 그나마 야후재팬은 글로벌 브랜드 야후와 함께 한국에도 알려져 있는 반면, 라쿠텐은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이 책은 오랫동안 일본 IT 전문 블로그 '하테나'를 운영하던 이왕재가 라쿠텐의 성장과 성공을 알리기 위해 쓴 책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라쿠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라쿠텐은 사내 공용어를 영어로 지정하면서도, 인수한 기업을 각국의 특성에 맞도록 현지화하는 전략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라쿠텐 기업의 모태는 라쿠텐 이치바 쇼핑몰(오픈마켓 운영업체)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옥션, 11번가 같은 곳이다. 라쿠텐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던 이유는 초창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입점 업체들을 불러 모은 전략 덕분이다. 이는 국내 업체 성공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게 끝이었다면 라쿠텐 스토리라는 책이 나오지 않았을 터.
라쿠텐의 핵심 성공요인은 ‘적극성’에 있다. 대기업과 경제 연구소 등 여러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차려도 곧장 문을 닫은 이유는 인터넷 사업을 단순한 돈벌이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라쿠덴은 인터넷 쇼핑몰 전문업체로 시작해 입점 업체와 구매 고객 등 사용자와 함께 발전한다는 입장이었기에 고객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라쿠텐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친절하면서 전문적인 지원 체계에 있다. 라쿠텐은 초창기부터 고객에게 컴퓨터, 인터넷, 쇼핑몰 등의 사용방법을 설명해왔다.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라쿠덴 대학까지 설립하기에 이른다. 라쿠텐은 쇼핑몰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성공 비결, 전략 등을 알려줌으로써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저자는 라쿠텐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일반인들도 인터넷 쇼핑몰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라쿠텐의 경쟁력이다. 또한, 라쿠텐은 번잡한 업무를 간소화시켜 상품 조달, 기획, 홍보, 주문 관리 등 창업자들이 판매 전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라쿠텐은 자금력과 정보력을 갖춘 여러 대기업들의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제치고 성공을 이뤘다. 이후 초기사업의 성공을 발판삼아 금융/여행업에 이어 야구단까지 창설할 정도로 성장했다. 야후재팬과 일본 아마존과 경쟁하면서도 해외로는 중국의 타오바오나 바이두와 제휴하고, 태국,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커지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시장 진출 여부는 확실치 않다. 시장규모가 작고 국내 업체들이 워낙 경쟁력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저자는 라쿠텐 성공의 이유를 라쿠텐의 기술력, 인터넷버블 붕괴(주식 상장 후 버블 붕괴가 일어나 인수 기회가 많이 생김) 등 여러 각도에서 찾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라쿠텐 직원들은 이 책 내용들을 달달 외우고 있을 거라 생각할 정도로 요점만 정리돼있다. 100장 정도의 적은 분량이라 2~3시간이면 금방 읽을 수 있다.
특히 쇼핑몰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유용하리라 본다. 저자는 라쿠텐에서 판매 선두를 다투고 있는 입점 업체 점장들의 성공 노하우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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