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와 현대차가 공동개발한 음향카메라로 자동차 엔진 부위를 촬영하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와 연결하면 높은 소음이 나는 곳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KAIST 제공
자동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알 수 없는 소음 때문에 정비소를 찾아간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정비사의 청각에 의존해 소음 위치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해 발길을 되돌리는 사례가 많다. 사실 자동차에서 나는 비정상적인 소음은 부품의 마모나 파손으로 생길 때가 많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조치를 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국내 연구진이 기계장치에서 나는 비정상적인 소음 위치를 찾아낼 수 있는 탐지장치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KAIST 산업디자인과 배석형 교수팀은 현대자동차·에스엠인스트루먼트와 공동으로 자동차나 배, 비행기 같은 중대형 기계장치의 소음 발생 위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음향카메라’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2월 출시된 이 제품은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음향카메라는 기계장치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곳을 쉽게 찾도록 도와준다. 소음이 나는 곳 근처를 카메라로 비추고 있으면 음파를 분석해 높은 소음이 나는 곳은 붉은색, 낮은 소음이 나는 곳은 푸른색 등으로 모니터에 표시해준다.
기존에도 이런 음향카메라가 있었지만 조립이나 설치 방법이 복잡하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삼각대 위에 설치, 고정된 상태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나 배처럼 움직이는 기계장치의 소음 발생 위치를 알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배 교수팀이 개발한 음향카메라는 가로 39cm, 세로 38cm 정도로 기존 제품보다 40% 정도 작아졌고, 무게도 1.78kg으로 가볍다. 특히 삼각대 없이 두 손으로 들고서 소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 교수는 “이 장치를 이용하면 움직이는 자동차 내부에서도 소음이 나는 곳을 확인할 수 있어 설계상 문제점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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