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화장품, 꼼꼼히 골라 똑똑하게 보관

‘화장품을 생각하다’ 교재로 보는 올바른 사용 요령

점점 종류가 많아지는 화장품 중 내 피부에 꼭 맞는 괜찮은 제품을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피부에 신경 좀 쓴다는 당신, 화장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단 OX퀴즈 세 개를 풀어보자.

첫째, 기초화장품은 성분 수가 되도록이면 적은 것이 좋다? 둘째, 집에서 만든 화장품이 가장 안전하다? 셋째, 화장품은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몇 개가 사실일까. 셋 다 틀렸다.

들어가는 성분의 수에 따라 화장품의 좋고 나쁨을 판별할 순 없다. 또 집에서 만든 화장품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니다. 정확한 제조방법을 익혀 만든 제품이 아니면 오히려 피부를 해칠 수도 있다.

화장품은 냉장보관 하는 게 좋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 대부분의 화장품은 상온(10∼25도)에서 보관하도록 개발되니 굳이 냉장 보관할 필요는 없다. 단, 청량감을 느끼기 위해 냉장보관을 했다면 계속하는 게 좋다. 온도 변화가 잦으면 제품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선 화장품을 잘 고르고 보관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간한 ‘올바른 화장품 사용을 위한 소비자 교육 교재, 화장품을 생각하다’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이 교재는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시민권리센터가 연구개발했다.

계면활성제와 보존제를 확인하자

화장품 포장에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올바른 화장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떤 성분이 담겼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특히 민감성 피부라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있는지 꼭 살펴봐야 한다.

반드시 알아둬야 할 화장품의 주요 성분은 ‘계면활성제’다. 이 성분은 물과 기름이 섞이게 하는 한편 피부의 노폐물이 쉽게 제거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보통 콩이나 계란노른자, 인삼에 들어 있는 성분을 이용한 ‘천연 계면활성제’와 화학적으로 만든 ‘합성 계면활성제’로 나뉜다.

합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화장품의 경우 피부의 오염물이 물에 씻겨나가는 세정력이 뛰어나고 발림성이 좋으며 끈적임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라우레스황산나트륨’ ‘라우레스-9’와 같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있다.

합성 계면활성제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안전성 검사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감한 피부를 갖고 있다면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 어떤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주의하는 게 좋다.

‘보존제’도 꼭 알아야 할 화장품의 성분이다. 이 성분은 세균과 미생물이 화장품에 들어가 증식하고 제품을 변질시키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보존제를 쓰지 않으면 화장품이 미생물에 쉽게 오염돼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보통 보존제로는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이 쓰인다. 그러나 이 성분은 인체에 흡수되면 유해하다는 의견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는 무방부제 제품도 있지만 이런 제품은 개봉과 동시에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광고에 속지 말자

대중매체와 길거리에는 각종 현란한 화장품 광고들이 많다. 이런 광고에만 의존해 제품을 선택해선 절대 안 된다. 특히 허위, 과장 광고에 속지 않도록 주의하자. 흔히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광고에는 피부 타입이나 피부 톤을 바꿔준다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화장품은 피부 타입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쓰이지만 피부 타입 자체를 영구적으로 바꾸진 못한다. 간혹 까만 피부를 희게 해주는 화장품이 판매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의약품인 피부표백제로 개발된 제품이니 의사와 상의한 후 사용해야 한다.

유기농 화장품도 명칭에 현혹돼선 안 된다. 모든 원료가 유기농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기농 제품에 대한 기준은 나라와 기관마다 다르다. 원칙적으로 유기농 화장품은 합성 보존제나 향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원료로 제조한 제품이다. 그러나 자연에서 대체하기 곤란한 17종의 합성원료는 전체의 5%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주름 개선제는 깊이 팬 주름을 없애거나 노화 과정 자체를 완전히 멈추게 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그래도 기능이 약해진 피부세포를 회복시켜 주름을 개선하고, 노화의 속도를 늦춰서 주름이 생기는 걸 늦출 수는 있다.

탄력크림은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40대 건성 피부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일과 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20대가 사용하면 오히려 모공이 넓어지고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리는 주범 중 하나는 자외선이다. 외출 30분 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너무 적은 양을 바르면 차단효과를 보기 어려우니, 피부 면적 cm²당 2mg 정도의 충분한 양을 골고루 펴 바르는 게 좋다. 미백제품은 한두 번으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단, 꾸준히 사용하면 미백효과를 볼 수 있다. 단, 피부는 4주마다 표피층이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바뀌기 때문에 미백제품을 사용하다가 중단하면 서서히 원래 피부 상태로 돌아간다. 꾸준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제품을 오래 쓰면 내성이 생겨서 미백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은 낭설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