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김재훈의 척추 이야기]<4>신경성형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4일 03시 00분


신경장애까지 유발하는 퇴행성 척추측만증

신경공협착증을 신경성형술로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되고 시술 후 통증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신경공협착증을 신경성형술로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되고 시술 후 통증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박모 할머니(73)는 허리가 너무 아파 걷기조차 힘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통증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기거나 약을 먹곤 했다. 최근에는 오른쪽 다리가 아파서 잠을 못 잤다. 몸이 약간씩 틀어지는 것 같더니 왼쪽 엉덩이뼈가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 몸이 기울어지는 정도가 심해지면서 허리뿐만 아니라 골반, 다리까지 저려왔다. 10분도 서 있기가 쉽지 않았다. 증세가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퇴행성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굽고 휘어지는 병이다. 일반적으로 10도 이상 척추가 휘어지는 경우를 뜻한다. 정상적인 척추의 옆선은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보인다.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C자형으로 바뀌게 된다.

보통 척추측만증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층의 병으로 인식하지만, 60세 이상 노인도 10명 중 4명꼴로 척추측만증 증세를 갖고 있다. 청소년기의 척추측만증과 노년층이 겪는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원인과 증상이 다르다.

청소년기의 척추측만증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고 통증도 별로 없다. 반면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척추 뼈 사이에 있는 척추 연골이나 척추 마디의 관절이 퇴행성으로 인해 닳아 생긴 것이다. 척추 32개의 뼈마디 중 1, 2군데에서 연골이나 관절이 많이 닳으면 몸 전체가 기울어져서 허리가 휘어 보이는 것이다. 마치 3cm 굽이 있는 신발에 한쪽 굽이 닳아버려 다리가 짧아질 때 몸 전체가 한쪽으로 기우는 것과 같다.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외형적인 변화보다는 요통이 주로 문제가 된다. 허리가 기울어지면서 척추 신경의 통로가 좁아지는 신경공 협착증도 발생할 수 있다.

협착증이 나타나면 대체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땅긴다. 종아리가 터질 것 같고 발바닥까지 무감각해진다. 가만히 있거나 누워있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더 진행돼 신경이 심하게 눌리게 되면 가만히 있어도 저리고 땅긴다. 디스크 탈출증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우선 해볼 수 있다. 신경공 협착증으로 통증이 지속되면 신경성형술로 치료할 수 있다.

꼬리뼈를 통해 가느다란 관을 주입해 신경과 주변조직의 유착을 풀어주고 손상된 신경을 치료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엉덩이부터 발끝까지 땅기는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시술 후 통증이 거의 없으며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부분마취를 통해 시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령 환자나 전신마취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할 수 있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엔 수술을 한다.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을 제거하는 ‘신경미세감압술’과 뼈 유합 물질을 삽입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척추를 바로 세워 통로를 넓힌 후 나사로 고정하는 ‘유합술’이 있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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