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독소를 뿜어내며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유해생물 '끈벌레'가 한강 하류에서 발견됐다.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끈벌레가 국내에서 보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고양시는 지난달부터 한강 가양대교 하류~자유로 장월IC 30㎞ 구간에서 다량으로 잡힌 정체불명의 벌레가 '끈벌레'라는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의 통보를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종(種) 분석과 유입경로, 증가 원인, 독소의 유해성 여부 등을 분석한 결과, 이 벌레가 주로 바다에 서식하는 유형동물에 속하는 종으로 끈 형태를 하고 있어 일명 '끈벌레'로 불린다고 밝혔다.
끈벌레는 20~30㎝ 크기로 머리 부분은 원통형에 가깝지만 꼬리 부분으로 가면서 납작해 이동성이 좋고 주로 모래 및 펄 속, 해조류 사이, 바위 밑에 서식한다.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환형동물, 갑각류, 연체동물 등 어류를 마구 잡아먹는 등 포식성이 강하다.
끈벌레가 대량 서식하면서 한강 하류 어민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끈벌레들은 하루 수백 ㎏씩 그물에 잡혀 함께 올라온 실뱀장어를 죽이고 있어, 실뱀장어 하루 어획량이 3~4년 전 500g에서 현재는 50g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형동물에 대한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 끈벌레의 정확한 종류, 유입경로 등을 밝혀내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 윤영필 박사는 "유형동물 1300종 대부분이 바다에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물론 민물 지역에서 이 유형동물이 보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에서 유형동물에 대한 연구 자료가 거의 없어 정확한 종을 밝혀내는 데만 1년여의 조사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