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형-생활패턴 고려한 제품 봇물… 시야 흐려짐 등 초기적응 실패 예방
안경체인 “10만원이하 모델도 출시”
치과의사 진성일 씨(72)는 젊었을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다. 치료할 때마다 날리는 환자의 치아 가루가 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진 씨는 50대 초반 이후 노안이 심해져 돋보기까지 써야 했다. 60대로 들어선 후에는 렌즈 안에 돋보기를 삽입한 누진다초점안경(누진안경)을 사용했지만 어지럼증이 생겨 포기했다.
눈에 대한 불편함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수십 년을 살아온 진 씨. 그는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맞춤형 누진안경을 착용한 뒤 세상이 달리 보였다. 기존 누진안경을 썼을 때 느꼈던 시야 흐려짐, 어지럼증 현상이 사라졌다. 그는 “70년 묵은 체증이 사라졌다”며 기뻐했다.
진 씨처럼 누진안경을 사용하는 노년층이 늘었다. 맞춤형으로 렌즈를 설계해 부작용을 줄인 2세대 누진렌즈가 보급된 결과다. 누진안경은 렌즈의 윗부분, 중간부분, 아랫부분의 도수를 다르게 만든 안경이다. 윗부분은 먼 곳을 볼 때, 아랫부분은 가까운 곳을 보게 설계됐다. 누진안경을 사용하면 책이나 신문 등 가까운 곳을 볼 때 사용하는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하는 불편함이 없어진다.
하지만 누진안경은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도수를 잘못 맞추면 어지럼증이 생긴다. 옆을 볼 때는 시야가 흐려진다. 초기 적응에 실패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이뿐만 아니라 가격이 일반 렌즈보다 비싸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개인 맞춤형 누진안경은 설계할 때부터 개개인의 시력, 얼굴 생김새, 생활 패턴까지 고려한다. 정밀 검사를 통해 렌즈 초점의 위치, 안경테의 모양, 옆을 볼 때의 렌즈와 눈의 각도, 안경과 얼굴 전면의 각도, 눈과 안경렌즈의 거리를 개개인에 맞게 설정한다. 그 덕분에 부작용을 크게 줄였다.
예를 들면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원거리를 담당하는 윗부분을 넓게 설계한다. 주로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사용해 일하는 직장인에게는 근거리를 담당하는 렌즈 아랫부분을 크게 만든다. ㈜다비치안경체인은 건양대 안경광학과와 함께 10가지 한국형 누진다초점 렌즈 타입을 개발했다.
김인규 다비치안경체인 대표는 “10만 원 이하 저가형 모델을 출시해 소비자가 느낄 가격 부담을 덜었다. 사용하고 1, 2개월이 지나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100% 환불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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