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Abobe)가 로스앤젤레스어도비맥스컨퍼런스에서 기존 SW패키지 판매 방식(CD/DVD에 담아서 판매하는 방식)을 포기하고, 대신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드림위버 등 자사의 SW를 온라인 상에서 월 정액 요금제로 판매하는 어도비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Adobe Creative Cloud, 이하 CC) 서비스를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CC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정책과 판매처의 변화다. 사용하려면 약 60만~100만 원을 한번에 지불해야 했던 기존 판매방식을 버리고, 매달 2만 1,000원(특정 SW 택1)에서 5만 4,000원(어도비의 모든 SW 제공)을 지불하면 정품 SW를 내려받을 수 있다. 판매처 역시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망에서 어도비크리에이티브 홈페이지로 일원화된다.
어도비는“물론 기존 어도비CS6 SW패키지 판매는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도비CS6에) 기능 향상 업데이트는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버그 수정 등 문제 개선 업데이트만 제공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어도비는“상시 인터넷에 접속하기 곤란한 사용자를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함께 내놨다. CC 사용자는항상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된다. 한 달에 한번 인터넷에 연결해 정품 인증을 받으면 그만이다. 오프라인 상에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인증을 받지 않을 경우 SW 기능 대부분이 차단된다.
오피스에 이어 포토샵마저월 정액으로 전환, 왜?
어도비의 이러한 움직임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지난 1월 MS는 오피스2013을 출시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판매방식 가운데 하나인 FPP(Full Packaged Product) 라이선스를 없애고, 온라인 월 정액 판매방식 ‘오피스365’에 오피스2013을 포함시켰다. 오피스365는 매달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오피스2013 등 MS의 정품 SW를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CC와 매우 유사한 서비스다.
온라인 월 정액 판매방식은 그 나름의 장점이 여럿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언제나 가장 최신 SW를 제공받을 수 있고, 고가의 SW를 구매할 때 발생하는 초기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SW패키지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불법복제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 월 정액 판매방식의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이다. 실제로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지난해 국내 온라인 불법복제 피해건수를 집계한 결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MS로 나타났다(총 피해 건수 1만 5,994건). 그 다음은어도비였다(1만 1,519건).비록 국내 한정 조사지만 상당히 의미심장한 결과다. 두 업체가 SW 판매방식을 바꾸려 하는 것은 이러한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아무리 SW 불법복제가 심각해도업체들의 이러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옹호할 수만은 없다. 업체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MS와 어도비는 오피스365와 CC를 주요 판매방식으로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기존 SW패키지 판매방식을 없앴다. 하나의 SW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길 원하는 사용자 입장에선 선택권을 강제로 제한 받은 셈.
물론 업체들은 그 나름의 배려를 했다고 주장한다. MS는 PKC(Product Key Card)라는 제한된 형태의 SW패키지를 오프라인으로 판매한다. 어도비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어도비CS6 오프라인 판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PKC는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오피스를 다른PC로 옮길 수 있는 제한된 라이선스다.어도비CS6는 최신 기능을 더 이상 제공받지 못하는 절름발이다. 사용자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한편, CC는 포토샵CC, 일러스트레이터CC, 드림위버CC 등 최신 어도비SW를 제공한다. 포토샵CC는 흔들린 사징 보정, 클라우드 저장공간 연계 등 최신 기술을 제공하는 최신 포토샵SW다. CC는 SW뿐만 아니라 20GB에 이르는 클라우드 저장소도 함께 제공한다. 서비스 개시일은 6월 17일(예정)이며, 기존 포토샵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할인 이벤트를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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